[시승기] 특별함이 돋보이는 하이브리드 세단 – 마세라티 기블리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

입력
2022.12.18 06:30

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로 다채로운 매력, 그리고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마세라티는 전통적으로 특별하면서도 스포티한 차량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계보에는 ‘특별함’이 담긴 스페셜 모델 역시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실제 마세라티 역사에는 다채로운 특별 사양들이 꾸준히 존재했고, 최근의 기블리는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특별한 감성으로 다듬어진 존재, 기블리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은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기블리 프라그먼트 스페셜 에디션(이하 기블리 프라그먼트)는 마세라티의 하이브리드 세단,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는 기반으로 대부분의 제원, 수치 등이 동일하다.

실제 브랜드가 공개한 기블리 프라그먼트의 전장은 4,970mm이며 전장과 전폭 역시 1,945mm와 1,485mm로 일반적인 기블리와 유사하다. 휠베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더불어 공차중량 역시 일반 사양과 같은 2,030kg다.

반짝임의 매력을 선사하는 기블리 프라그먼트

기블리 프라그먼트는 기존의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에 특별한 디테일을 더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덕에 기블리 프라그먼트는 일반적인 기블리 GT와 동일한 실루엣과 기본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그러나 곳곳에는 ‘특별한 요소’가 자리해 차이를 드러낸다.

실제 늘씬하면서도 대담한 스타일의 프론트 엔드, 그리고 세단이면서도 스포츠카의 감성을 자아내는 보닛의 실루엣과 헤드라이트는 동일하다. 그러나 더욱 반짝이는 연출이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과 에에 인테이크의 그릴 등이 시선을 끌고 ‘프라그먼트’ 레터링이 특별함을 더한다.

측면 역시 곡선이 돋보이는 차체가 자리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오페라네라 특유의 검은색이 도드라지는 연출과 차량의 코드 및 프라그먼트 레터링 등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더불어 C 필러에도 새로운 엠블럼이 더해져 일반적인 기블리와 차이를 드러낸다.

이어지는 후면은 일반적인 기블리와 동일하다. 곡선과 풍부한 볼륨감이 돋보이는 고유의 바디킷과 트렁크 게이트를 더하고 마세라티의 레터링을 새겨 차량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클리어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인상적이다.

이렇듯 기블리 프라그먼트는 기블리 고유의 매력과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특별함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소소한 변화로 차이를 더하다

기블리 프라그먼트의 실내 공간은 외형과 같이 ‘기본적인 구성’은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와 동일하다.

실제 기블리 프라그먼트의 실내 공간에 자리한 스티어링 휠이나 센터페시아, 센터터널 등은 물론 소재나 연출 등은 말 그대로 ‘기블리의 모습’이다. 여기에 실제 새로운 계기판 및 센터페시아 구성이 만족감을 높인다.

소재와 소재의 연출 등에 있어서도 ‘기블리’의 틀 자체를 벗어나지 않는다.

21년식 도입과 함께 제시된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다채로운 기능적 매력’을 한껏 누릴 수 있다. 개선된 그래픽, 향상된 기능을 가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차량 사용자에게 있어 보다 쾌적한 사용경험을 제공한다.

더불어 하만타돈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음향 경험’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기블리 자체가 워낙 긴 전장, 그리고 긴 휠베이스를 갖고 있어 1열 공간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프라그먼트 사양 고유의 알칸타라를 조합한 시트, 그리고 푸른색 시트 벨트가 만족감을 더한다. 덕분에 ‘드라이빙의 감각’이 한층 강조된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같은 스타일로 다듬어진 시트가 탑승객을 마주한다. 절대적인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며, 날렵한 루프 라인으로 헤드룸도 좁지만 공간의 연출이 만족감을 더한다. 약간의 타협을 한다면 패밀리 세단으로도 무방하다.

대신 적재 공간은 충분하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적재 공간을 갖춰 일상에서의 충분한 여유를 제시한다. 이와 함께 공간 자체의 구성 역시 상당히 깔끔히 구성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어 더욱 넓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일상을 위한 마세라티의 퍼포먼스

기블리 GT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한 만큼 기블리 프라그먼트의 보닛 아래에도 e-부스터를 품은 마세라티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자리한다.

크고 넓은 보닛을 들어 올리면 그 아래에는 48볼트 기반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4기통 2.0L 가솔린 엔진과 e-부스터의 조합은 330마력과 45.9kg.m의 풍부한 토크를 그려낸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조합했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단 5.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고 255km/h의 최고 속도를 확보했다. 더불어 기존 V6 사양 대비 개선된 8.9km/L의 효율성을 제시해 일상에서의 여유를 더한다.

조금 더 특별하게, 그리고 쾌적하게 달리는 기블리 프라그먼트

기블리 프라그먼트의 특별한 요소들을 충분히 둘러보고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몸을 맡겼다. 기존의 기블리와 유사하지만 프라그먼트 만의 독특한 디테일이 실내 공간에 자리해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시동을 걸면,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특유의 질감이 전해진다. 기존 V6 모델에 비한다면 빈약하게 느껴지지만 꽤나 힘을 과시하는 사운드가 나름의 재미, 그리고 이어지는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제원에서 볼 수 있듯, 기블리 프라그먼트는 ‘마세라티’의 일원다운 모습이다. 일반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 세단들의 출력보다 한층 우수한 출력으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과시한다. 실제 발진 가속 성능도 우수할 뿐 아니라 추월 가속, 고속 주행에서의 여유는 충분하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기반이 되는 4기통 가솔린 엔진의 질감이나 반응성 역시 우수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RPM 상승에 따라 나름대로 힘과 볼륨을 더하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운드는 내심 아쉽게 느껴졌다

8단 자동 변속기는 군더더기 없는 모습으로 기블리 프라그먼트의 주행을 뒷받침한다. 변속 속도나 반응, 변속 질감 등에 있어 ‘특별함’이 담긴 건 아니지만 말 그대로 능숙하고 보편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셋업은 마세라티에 적합하다. 하나의 방향성을 지향하기 보다는 일상은 물론 성능을 앞세운 주행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 시프트 역시 만족감을 더한다.

주행 질감은 일반적인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와 동일해 일상부터 스포티한 주행까지 능숙히 대응하는 모습이다.

기블리는 데뷔 이후 꾸준한 개선을 이뤄낸 덕분에 초기 사양보다 한층 경쾌하고 세련된 질감을 제시한다. 특히 GT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특성이 더욱 도드라진다. 조향에 대한 차체의 반응, 차량 전면의 움직임이 더욱 가볍게 구성되어 ‘주행의 편의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게다가 이러한 가벼움이 불안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마세라티 특유의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이 느껴진다. 실제 조향을 해보면 회두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차체의 민첩성을 느낄 수 있어 언제든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함을 느낀다.

더불어 승차감 및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도 이전의 기블리보다 한층 단정해져 ‘최신의 기블리’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마세라티 특유의 스포티한 감각이 주행 기반에 깔려 있지만 한층 능숙해진 노면 대응, 정숙성으로 ‘스트레스’를 대폭 줄였다.

물론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마세라티 특유의 스포티한 감각, 민첩한 감각을 한껏 누릴 수 있고, 조금은 아쉽지만 조금 더 강조되는 하이브리드 파워 유닛의 사운드 역시 누릴 수 있었다.

게다가 하이브리드 차량들 특유의 ‘회생제동’으로 인한 브레이크의 이질감이나, 출력 전개 시의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덕분에 주행 마지막까지 ‘좋은 리듬’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어 차량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졌다.

좋은점: 특별함을 더하는 외관, 만족스러운 하이브리드 드라이빙

아쉬운점: 여전히 좁은 2열 공간

특별함에 힘을 더하는 방법, 기블리 프라그먼트

최근 급변하고 있는 마세라티의 포트폴리오 전략과 행보를 두고 본다면 기블리는 어쩌면 ‘안녕’을 준비하는 차량일지 모른다. 그러나 기블리는 마세라티 브랜드에 큰 영향을 줬고, 나름의 족적을 남긴 차량이다.

이러한 차량에 특별함을 더하는 기블리 프라그먼트는 자칫 ‘별 것 아닌 존재’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생각보다 큰 의미와 가치가 담겼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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