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열린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 추모제 행사에 불참한 사실을 일제히 비판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추모제에) 대통령도, 총리도, 행정안전부 장관도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다"며 "잠시라도 참석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족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라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이어 "도리어 대통령 내외는 종로의 페스티벌에 참석해 술잔을 구매하고 있었다. 농담을 건네는 등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전날 서울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열린 '한겨울의 동행축제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점등하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를 둘러봤다.
정의당도 한목소리를 냈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추모제에 참석한) 희생자들의 부모와 가족, 친구와 애인은 슬픔으로 몸을 가누지 못했고, 때론 오열했다. 같은 시각 윤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 버튼을 눌렀다. 대통령 부부의 함박웃음에 어질하다"라고 비판했다.
야권은 여야의 예산안 협상이 공전하면서 지연되고 있는 국정조사의 시급성을 성토했다. 여야가 합의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활동기간(45일간)은 다음달 7일까지로, 절반이 채 안 남은 상황이다.
류 대변인은 "오늘(17일)까지도 국회의 10·29 참사 국정조사는 시작되지 않았다"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일정 협의도 거부하고 있다. 사람됨을 잃은 정치가 기막힌다"고 일침을 가했다. 임 대변인도 "윤 대통령은 참사의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회피하지 말라"고 목소리 높였다.
대통령실은 "위로의 마음은 그날이나 49재인 지금이나 같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취재진에 "(대통령을 대신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조계사에서 열린 49재에 참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