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인 4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16일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서울시립대 지원예산 100억 원 삭감 등 일부를 제외하고 지난달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안 대부분이 반영됐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지난달 서울시가 제출한 예산안 47조2,052억 원보다 147억 원 줄어든 47조1,905억 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수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의원 93명 중 찬성 70명, 반대 15명, 기권 8명으로 가결됐다.
올해보다 88억 원 삭감해 서울시가 제출한 TBS 출연금 232억 원은 그대로 반영됐다. 당초 TBS는 내년 출연금으로 412억 원을 요청했지만, 시는 이 중 절반만 예산안에 반영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의 TBS 출연금은 2024년부터 중단된다.
돌봄서비스 전담기관인 서울사회서비스원 출연금은 시가 제출한 168억 원에서 100억 원 삭감한 68억 원만 편성됐다. 서울사회서비스원은 내년 출연금으로 210억 원을 요청했다.
서울시립대 운영 지원 예산 역시 100억 원이 깎였다. 서울시는 내년 시립대 운영 지원 예산으로 576억 원을 제안했으나, 이 중 100억 원이 삭감된 476억 원으로 확정됐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2012년 서울시립대가 ‘반값등록금’을 시행할 당시만 해도 대학 순위가 500위권이었는데 올해 800위권으로 떨어졌다”며 “지난 11년간 총 6,37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지만 대학 경쟁력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던 노동 분야 민간위탁 예산들은 일부 회복됐다. 전태일기념관 운영 예산은 상임위에서 12억 원 전액 삭감됐다가 절반가량인 6억6,800만 원가량이 복원됐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은 삭감분 31억 원 중 25억 원, 강북노동자복지관은 3억5,000만 원 중 2억4,0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 예산은 원안보다 늘어났다. 약자와의 동행 예산은 4억4,500만 원, 메타버스 서울 18억400만 원, 취업사관학교 15억 원,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조성 7억5,000만 원, 반지하 지원 사업 8억 원, 세운상가 재생 6억 원 등이 각각 증액됐다. 상임위 심사에서 삭감됐던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울항 조성(6억 원), 서울형 헬스케어(270억 원) 등도 원안대로 복원됐다.
반면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사업 관련 예산은 시가 대폭 삭감해 제출한 원안대로 통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