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3이 내년 1월 5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올 초 열린 CES 202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불참한 반면 이번 행사에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국내업체부터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까지 참가를 예고하면서 팬데믹 이후 미국서 열리는 최대 오프라인 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CES 2023에 나가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할 신성장 동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15일 자사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CES 2023에서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超)연결 시대'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CES 2023에서 '캄테크'(Calm Technology) 철학을 바탕으로 한층 강화된 보안과 사물의 초연결 생태계에서 누리는 새롭고 확장된 '스마트싱스' 경험을 선보인다"며 "연결은 보다 쉬워지고 개개인의 맞춤 경험은 인공지능(AI)으로 정교해지며 기기 간 연결은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가전기기와 스마트폰을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보다 긴밀하게 연결, 개인의 취향에 안성맞춤인 연결 경험을 줄 방침이다. 이를 위한 AI, 로봇 등 기술도 함께 소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CES 2022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전시장을 메타버스 환경으로 구현한 LG전자는 이번 행사에선 오프라인 전시장을 꾸린다. 특히 LG전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LG전자 계열사들은 CES 2023에서 자동차 부품 전시에 힘을 집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고객사 관계자만 초청해 제품을 소개하는 비공개 전시 형태로 CES에 참가한 LG이노텍은 처음 일반인 대상 부스를 차린다. LG이노텍은 이번 CES에서 첨단 운전자지원 시스템(ADAS)용 카메라모듈, 충전용 통신 컨트롤러(EVCC), 무선 배터리 관리시스템 등 자율주행 및 전기차 부품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차 주요 부품사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비공개 부스를 따로 차려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조명 시스템,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 사업을 알릴 계획이다.
행사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CES 2023의 주요 기술 카테고리로 ①모빌리티 ②헬스테크 ③메타버스 ④지속 가능성 ⑤인간 안보 등 총 5개를 선정했다. 전 세계 173개국에서 2,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며, 방문객도 CES 2022 대비 4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올 한 해 글로벌 혁신 기술이 대거 소개되는 만큼 국내 재계 총수들도 CES 2023에 방문해 기술 트렌드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처음으로 CES에 참석해 SK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한 탄소중립 경영 의지를 소개할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승진 후 처음으로 CES 전시장에 방문할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2007년 1월 삼성전자 상무 시절 CES를 통해 공식 석상에 첫 데뷔한 후 2013년까지 7년 연속 CES를 찾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첫 참석 가능성도 관심거리다. 과거 구본무 선대회장은 CES에 참석한 적 있지만 구 회장은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아직까지 CES를 찾지 않았다. 국내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 2022에 참가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에는 불참한다. 대신 정기선 HD현대(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장을 찾아 그룹의 비전을 직접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