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별사면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 없는 사면'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MB) 사면에 모양새를 맞추기 위한 '끼워 넣기' 사면이라며 김 전 지사에 대한 복권을 동시에 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경수 전 지사도 가석방은 원하지 않는다”며 “MB 사면의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면 명실상부하게 대범하게 사면복권해야 한다”면서 “이 전 대통령 혼자 해주기 뭐해서 구색 맞추는 그런 구차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김 전 지사 측이 사면을 앞두고 이처럼 불쾌감을 드러내는 것은 MB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불만 때문이다. 형기를 고작 5개월가량 남긴 상황에서 복권 없이 사면에 그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기 의원은 “김 전 지사는 이미 형기의 70%를 넘게 복역했고 내년 5월이면 출소할 예정”이라며 “MB의 15년과 김경수의 5개월을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MB는 형기가 15년 남아 있다.
그는 “야당 인사에 대한 들러리 조치로 국민 대통합은 달성될 수 없다”면서 “김 전 지사 등에 대한 온전한 사면복권은 윤 대통령의 통합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줄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통합은커녕 구색 맞추기이자 생색 내기”라며 김 전 지사에 대한 ‘끼워 넣기’ 사면설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15년과 5개월의 형기를 같은 저울 위에 올려두고 사면을 논하면서 ‘복권 없는 사면’ 운운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사면 취지에도, 국민 상식에도 모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인 사면에 복권을 제외하면 가석방과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은 검찰 출신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에 나설 것이라면 공정성과 형평성에 맞게 김 전 지사의 사면과 복권도 동시에 추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