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비유럽ㆍ비남미 국가’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는 모로코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프랑스와 모로코는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프랑스의 '창'과 모로코의 '방패' 간 대결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프랑스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는 대회 전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은골로 캉테(첼시), 폴 포그바(유벤투스) 등 핵심 멤버들을 부상으로 잃었음에도 이번 대회 가장 안정적 전력을 과시하며 4강까지 안착했다.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의 활약이 눈부시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 5골로 골든부트(득점왕) 부문 1위다. 프랑스가 치른 5경기 중 3경기에서 최우수선수(POTM)에 선정됐다. 개인 월드컵 통산 9골을 집어넣으며 축구황제 펠레가 갖고 있던 24세 이전 7골 기록도 넘어섰다.
마지막 월드컵을 치르는 올리비에 지루(AC밀란)의 골 결정력도 폭발하고 있다. 이들에게 공을 배급해주는 중원의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틸레티코 마드리드)까지 삼각편대의 위력이 대단하다.
월드컵 2연패는 지금껏 단 두 차례뿐이다. 초창기인 1934 이탈리아 월드컵과 1938 프랑스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달성한 것이 최초다. 이어 브라질이 1958 스웨덴 월드컵과 1962 칠레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을 했다. 프랑스가 돌풍의 모로코를 잠재우고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소위 현대 축구 시대에선 첫 2연패 역사를 쓰게 된다.
반면 모로코는 8강까지 5경기 동안 단 1실점(5득점)밖에 하지 않은 '짠물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1실점마저도 자책골이어서 이번 월드컵에서 모로코를 상대로 득점한 팀은 없다.
4강에 오르기까지 모로코는 각종 기록을 새로 썼다. 월드컵 4강에 오른 첫 아프리카팀이자 조별리그에서 승점 7점 이상을 올린 첫 아프리카국이다. 모로코 감독인 왈리드 레그라귀는 4강에 오른 첫 아프리카ㆍ아랍 출신 인물이다.
모로코가 프랑스마저 격침하면 월드컵 결승에 오른 첫 비유럽ㆍ비남미국이 된다. 비유럽·비남미국 역대 최고성적은 1930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미국과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거둔 4강이다. 중동 지역과 무슬림 전체에서 모로코를 향해 쏟아질 일방적인 응원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파죽지세’ 프랑스가 기세를 이어 2연패에 한발 더 다가설지 혹은 돌풍의 모로코가 프랑스마저 침몰시키고 축구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