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소환 조사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14일 오전 10시 박 전 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박 전 원장도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저, 박지원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검찰 소환에 응하겠다. 검찰과 제 변호인 소동기 변호사 사이에 소환일정을 조정,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소환 공개 여부는 검찰과 변호인 간 조율하겠지만 현재 저의 견해로는 공개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이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개 출석이 이뤄진다면, 박 전 원장은 출석 날 취재진 앞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장은 검찰 소환 소식을 알리며 "이시간 이후 전화는 받지 않겠다, 양해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피살됐을 때 당시 상황에 대한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등)로 올해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씨의 피격이 확인된 이튿날인 그해 9월 23일 새벽 1시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뒤 국정원은 첩보 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했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이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안을 유지하라'는 지시를 받고 국정원 문건 삭제 등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원장은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국정원 직원들에게도 관련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