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사라진 직진차로...당황하는 운전자들

입력
2022.12.12 18:30
수원 광교와 용인 풍덕천 사이 도로 등서 확인
직진 차로서 갑자기 좌회전표시 등장
운전자들 급차선 변경으로 위험 상존
경기남부청 "위험 구간 우선 개선"

초보운전자 A씨는 지난 10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광교사거리에서 도청로삼거리(광교테크노밸리) 방향으로 직진하던 중 급차선 변경을 했다. 직진화살표시를 따라 이동중이던 A씨는 횡단보도를 지나자, 갑자기 좌회전표시가 등장해 엉겁결에 2차선으로 핸들을 틀었다. 뒤따르던 차량의 경적 소리에 가슴을 쓸어내린 A씨는 사고가 나지 않은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수원과 용인 일부 지역에서 교통노면표시가 갑자기 바뀌어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교사거리부터 도청로삼거리까지 총 330m다. A씨 주장처럼 광교사거리에서 220m지점까지 직진화살표시가 돼 있지만 240m지점에서 갑자기 좌회전표시로 바뀐다. 좌회전표시부터 도청로삼거리까지 거리는 90m에 불과해 1차로를 주행 중인 차량이 다시 직진 차로에 진입하려면 2개 차로를 급변경 해야 한다.

용인시 수지구청 앞에서 풍덕천사거리 방향 도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문정중삼거리까지 직진표시였던 화살표가 110m를 지나면서 좌회전표시로 바뀐다. 해당 지점에서 풍덕천사거리 좌회전신호까지 거리는 불과 110m에 불과해, 역시 직진을 위해서는 2차로로 급하게 끼어들어야 한다.

사고위험성이 크지만 경찰청이 정해 놓은 '교통노면표시 설치·관리 매뉴얼'(매뉴얼)에 따르면 좌회전 거리에서 50m를 전방에서 좌회전표시를 2개만 도로에 도색하면 된다. 하지만 시내 규정 주행 속도인 시속 50~60km로 달리는 차량이 100m를 지나는 시간은 4,5초에 불과하다. 좌회전표시를 뒤늦게 확인하고 차선 변경을 할 경우 급차선 변경이 불가피해진다. 올해 초 경찰청 매뉴얼에는 "먼거리에서도 사전에 좌회전표시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지만 권장사항이다. 교통노면표시는 일선 경찰서와 지방자치단체간 협의에 따라 설치유무를 판단한다. 이 때문에 현장에 추가로 좌회전표시 도색 작업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경찰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일부 도로에서 좌회전표시 노출이 짧은 거리에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사고 위험이 높은 곳에 대해 좌회전표시를 신속히 설치할 수 있도록 일선 경찰서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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