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한국전력에 회사채 발행한도를 확대해 숨통을 틔워주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부결된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전기료를 인상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때 전기료를 충분히 인상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프다"고 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부채한도를 늘리는 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닌 미봉책이라 법안에 반대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먼저 '한전의 적자를 이대로 두면 전기요금이 3배로 오른다'는 정부 주장에 "올해 물가인상률 수준 정도 인상됐고, 내년에 그 인상폭이 최대 3배까지 될 수 있다는 얘긴데 일단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나라 전기료가 다른 나라보다 상당히 낮은 편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석유 등 원료 가격이 대폭 상승해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해 손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전기료 현실화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전혀 고민하지 않고, 제가 있었던 지난 정부부터 현재까지 일단 빚을 내서 해결하자는 미봉책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쪽에서 '그러면 문재인 정부 때 도대체 왜 안 올렸냐'고 한다고 사회자가 묻자 김 의원은 "그런 비판도 충분히 아프다"고 인정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올해 특별히 많이 올랐다"며 "올해 9월 기준으로 LNG 가격이 2020년 대비 8배로 올랐고, 전기 도매가격도 2.6배 상승해 과거보다 상황이 훨씬 더 안 좋아져 이 기회에 한번 고민을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탈원전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국회 입법조사처 연구에서 통계상 거의 무의미한 수준"며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 에너지 원료 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한 번에 모든 손해를 다 갚을 정도로 가격 인상을 할 수는 없다"며 "무조건 한도증액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같이 갖고 와 고민하면 저희가 증자도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단순히 손해를 줄이자라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신재생산업 같은 경우 한전의 가격구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낮은 전기료 문제도 있다"며 "이 점도 근본적인 고민을 한번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