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대형화재가 발생하는 등 시설노후화로 안전사고까지 우려되는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도매시장)을 이전하면 사업비로 3699억 원에서 5419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대구시에 따르면 ㈔한국원가공학회 계약관리연구원에 의뢰해 대구 도매시장을 대구 달성군 하빈면 대평리와 대구 달성군 화원급 구라리, 대구 북구 팔달동 등 3곳으로 이전할 때 필요한 사업비를 분석한 결과, 각각 3,699억3,000만 원과 5,130억2,400만 원, 5419억5,700만 원으로 나왔다.
이번 이전 사업비 분석은 지난 2015년 대구시가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대구도매시장 확장 재건축과 이전 신축에 대한 비교분석 연구과제’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대구 도매시장은 지난 1988년 연면적 1만6,504㎡ 청과부(농산) 건물 한 동으로 시작해 수산·농산·관련 상가·냉동창고 등 건물 네 동이 더 지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대구지역 유일 농수산물도매시장이면서, 연간 거래 금액이 1조 원에 육박해 전국 셋째 규모이자 영남권 최대 규모 농수산물도매시장이다.
대구 도매시장은 그러나 건물들이 오래 전 지어져 낡은 데다 구조가 옛날 방식이라 사고 위험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대구시는 2007년, 2013년, 2015년 세 차례 ‘이전’과 ‘재건축’ 방안을 놓고 용역을 맡겼지만, 현 위치에서 확장·개조하는 방안과 시 외곽으로 옮겨 새로 짓는 방안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대구시는 논란 끝에 2018년 유통종사자들의 합의를 통해 현재 자리에서 확장·재건축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장 상인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아 이마저도 제자리걸음이다. 이 과정에 지난 10월 25일 시장 내 농산A동에 불이 나 입주 점포 중 절반 가량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하면서, 시장 이전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울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만 봐도 계획 당시 5,000억 원의 총 사업비가 1조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시장의 미래 경쟁력과 시민 편리성 등을 보면 이전이 맞지만 상인들간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