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한 데 이어 탄도미사일 판매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이란이 러시아의 최대 군사 지원국이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된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지난 8월 이후 이란은 약 100대의 드론을 러시아로 보냈다"며 "수백 발의 탄도미사일 판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란의 지원은 향후 몇 달 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란은 러시아에 대한 최고의 군사 지원국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서방은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의 전기·수도 기반시설과 민간일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방공망 강화에 초점을 둔 2억7,5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포탄, 155㎜ 포탄 8만 발, 대무인항공시스템 장비 등 대공방어 수단, 발전기 등이 포함됐다. 커비 조정관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강화하고, 드론 위협에 대응할 새로운 능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으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바이든 정부 들어 총 200억 달러(약 26조1천억 원)에 이르게 됐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서도록 필요한 만큼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보낼 계획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 정책은 그런 종류의 탄약 사용에 대해 우려한다"고 했다. 집속탄은 로켓이나 폭탄에 장착해 공중에서 수많은 소형 폭탄을 살포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무기로, 많은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금지하는 조약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등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