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제주4·3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의무적으로 기술할 근거를 없애기로 하면서 제주지역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 상임부회장은 9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4·3 기술 명시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최근 교육부가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존 교육과정에 명시된 제주4·3이 삭제되면서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4·3의 평화와 상생 정신은 전국을 넘어 세계화를 향해 가고 있고, 4·3의 진실된 역사와 올바른 과거사 해결의 여정을 미래세대에 교육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70만 제주도민을 대표해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제주4·3이 명시돼 ‘당당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되고 세계사에 남을 수 있는 평화·상생 정신으로 승화되도록 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잘못된 과거로 역행하는 역사적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자,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5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행정예고했는데, 모든 교과의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학습요소'를 삭제했다. 학습요소는 교과 교육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핵심 요소를 말한다.
제주4·3은 ‘2015 교과과정’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학습요소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8종 모두에 제주 4·3이 기술됐다. 그러나 이번 학습요소 삭제 추진으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제주4·3을 의무적으로 기술할 근거도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