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한시적으로 내린다. 주요 시중은행이 전세대출만을 겨냥해 금리 인하를 발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내년 4월 30일까지 약 5개월간 전세대출 금리를 0.65~0.85%포인트 인하한다고 9일 밝혔다. 우리전세론, 우리WON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 i-Touch전세론 등 4개 상품을 새로 대출받거나 연장하는 경우에 한정한다. 모두 신규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에 연동해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상품이다. 취급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종료될 수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기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뿐 아니라, 전세대출자에게도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부 제기되고 있었다. 고금리에 전세보다 월세 선호가 늘고 있고, 지난달 은행권 전세대출 규모가 약 7년 만에 처음 감소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전세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주요 은행은 아직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은 "4월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금리 인하 정책(전세대출 최대 0.55%포인트 인하)을 연장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담대와 달리 전세대출 금리 인하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담대는 이자 유예·분할 상환 등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할 수 있지만, 전세대출은 대출기간이 통상 2년으로 짧아 정책을 시행할 만한 여력이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