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9일, 입시업체들이 예측하는 정시 지원 가능 점수는 지난해보다 내려갔다. 국어 영역이 지난해에 비해 쉽게 출제된 영향이다.
입시업체들은 서울의 주요 대학 의예과에 합격하려면 표준점수 기준으로 최소 405~417점을 맞아야 한다고 예상했다. 표준점수를 합산했을 때 서울대 의예과는 414점(메가스터디)에서 417점(종로학원·대성학원·유웨이)이 예상 합격선이다.
연세대 의예과 역시 413점(메가스터디), 416점(종로학원), 417점(대성학원·유웨이)으로 비슷하다. 입시업체들은 성균관대 의예과는 410~415점, 고려대 의대는 407~415점, 중앙대 의학부는 405~412점으로 합격선을 예상했다.
공학계열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407점(유웨이), 전기정보공학부 406점(대성학원), 화학생물공학부 403점(종로학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386~397점이 지원 가능 점수로 예측됐다.
인문계열 경영학과의 경우 서울대 경영대 396~403점, 고려대 경영대 390~395점, 연세대 경영학과 389~395점의 커트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입시업체들은 내다봤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는 398~401점, 국어교육학과는 391~396점이 합격선으로 예상됐다.
주요 대학들의 예상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10점 안팎씩 떨어졌다. 서울대 의예과의 경우 종로학원과 대성학원의 지난해 예상 합격선에 비해 13점 낮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나타내 시험이 쉬워 원점수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수능 국어 고득점자가 많아졌어도 표준점수는 하락하기에 합격선도 낮아지게 된다. 종로학원도 "국어 표준점수 하락이 예상 합격선이 낮아진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어는 쉬워졌지만 수학의 '불수능' 난이도가 여전했던 점은 문과생보다 이과생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지목된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 수학은 145점이었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 수학 최고점이 147점이었다.
문과생에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첫 문이과 통합수능이었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문이과 간 선택과목 표준점수 격차도 여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이과 학생은 국어, 수학 영역에서 공통 문항과 선택 과목 문제를 풀게 되는데, 이과 학생이 주로 선택하는 선택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더 높다는 것이다. 종로학원이 분석한 결과 수학에서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자의 최고 표준점수는 145점이었고,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응시자의 최고 표준점수는 142점이었다. 미적분은 이과생, 확률과 통계는 문과생이 주로 선택하는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고점에서 3점의 차이가 생겼다.
국어 선택과목에서도 문과생이 이과생보다 불리한 건 유사하다고 종로학원은 분석했다. 문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화법과 작문' 응시자의 최고 표준점수는 130점인데, 이과생이 많이 응시하는 '언어와 매체' 최고 표준점수는 134점이기 때문이다. 격차가 4점으로 지난해(2점)보다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