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옥희 울산시교육감 사망...교육계 애도의 물결 이어져

입력
2022.12.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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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출신… 울산 지역 첫 진보 교육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애도문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실현'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8일 심장마비로 숨졌다. 향년 64세.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노 교육감은 이날 오후 12시 53분 쯤 사망했다. 앞서 노 교육감은 이날 울산 남구의 한 식당에서 기관장 정례 모임 중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평소 앓고 있던 지병은 없었으며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추정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망 한 시간 전까지도 업무에 매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김해 출신인 노 교육감은 부산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울산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1986년 교육민주화선언 참여로 해직된 후 교육·인권·환경 등 사회운동에 매진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울산지부 1·2대 지부장을 지냈고, 해직 13년 만인 1999년 복직했다.

2018년 울산에서 첫 진보 교육감으로 당선된 뒤 6월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 동안 고교 전면 무상급식과 신입생 교복비 지원, 초등학교 입학준비금 지원 등 교육복지 확대에 힘썼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강력한 부패·비리 근절책을 도입해 전국 꼴찌 수준이던 청렴도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 교육감의 사망으로 울산교육청은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내년 4월 5일까지 이용균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노 교육감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교육계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을 실현해 낸 인물이라며 노 교육감의 명복을 빌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애도문을 내고 "노 교육감님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고인은) 울산 지역 최초의 여성 교육감으로서 한 명의 아이도 포기 않는 울산교육 실현을 위해 헌신하고 또 헌신했다.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위한 고인의 열정과 뜻, 잊지 않겠다"고 추모의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도 성명을 통해 "가장 적극적인 교육복지의 교육감이었고, 지금도 준비 중인 고인의 교육복지 정책은 그의 죽음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평안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명복을 빌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임금교섭 3차 본교섭 일정을 연기하기도 했다.

장례는 울산광역시교육청장으로 5일 동안 치러진다. 빈소는 울산시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2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경남 양산 솥발산 공원묘지다.


울산= 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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