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유화학 운송거부,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생산 차질 야기"

입력
2022.12.08 10:51
정부, 업무개시명령 추가 발동
"출하 차질 2.6조… 경제 심각한 위기"

정부가 8일 “철강ㆍ석유화학 분야 집단 운송거부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생산 차질이 빚어져 국가 경제에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주 넘게 파업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를 상대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 관련 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어 “정부가 집단 운송거부에 따른 피해 상황과 파급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 철강ㆍ석유화학 분야까지 업무개시명령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무회의 의결이 완료된 지금부터 철강ㆍ석유화학 분야 운송거부 사업자 및 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추가 발동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2차 업무개시명령은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에 대한 첫 업무개시명령 이후 9일 만이다.

정부는 당장 이날부터 명령 후속 조치로 철강ㆍ석유화학 운송 현황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과 동일하게 정당한 사유 없이 복귀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운행정지, 자격정지 등 행정처분뿐 아니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정부는 국토부ㆍ지방자치단체ㆍ경찰청 현장조사반을 중심으로 업무개시명령 이행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원칙하에 미이행 때 강력한 형사고발과 행정처분을 실시하는 등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집중 부각했다. “11월 24일 이후 2주간의 대규모 물류 중단 사태는 우리 경제에 깊은 생채기를 내고 있다”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가 장기화되면서 사전 출하 등 비상 대응을 통해 근근이 버텨 오던 산업 현장 곳곳에서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철강재 출하량은 평시 대비 약 48%에 불과한 수준으로, 대부분의 육송 출하가 중단되며 약 1.3조 원의 출하 차질이 발생하고 있고, 석유화학 제품도 평시 대비 겨우 20% 수준으로 출하됨에 따라 출하 차질이 약 1.3조 원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단 운송거부 장기화 때 철강 분야는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의 가동 지장까지도 우려되고 석유화학은 공장 가동을 멈출 경우 재가동까지 최소 2주의 시간이 소요돼 막대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는 9월 태풍 피해와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철강 산업과 글로벌 과잉 공급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석유화학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나아가 자동차ㆍ조선ㆍ반도체 등 핵심 수요 산업의 생산 차질을 야기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추 부총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이 참석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추가 업무개시명령 안건을 심의했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가 오늘로 15일째”라며 “화물연대의 자발적 복귀를 더 기다리기에는 우리 앞의 상황이 긴급하고 위중하다”고 밝혔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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