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 지니뮤직이 '초개인화'를 목표로 음원 서비스 UI(서비스 화면)를 전면 개편했다. 소비자가 직접 자신만의 인기 차트를 만들게 해 '음원 DIY(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형태) 서비스'로 나아간다는 전략이다. 차트 구성 개인화 시도는 업계 최초로, 지니뮤직 성공 여부에 따라 음원 시장 전반도 요동칠 전망이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기존 음원 서비스들은 인기차트를 단순히 음원 재생횟수 등 획일화된 기준으로 뭉뚱그려 제공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원치 않는 노래를 추천받기도 하고 정작 관심 있는 분야 인기곡 정보는 깊게 얻지 못하는 등 불편이 있었다.
지니뮤직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일부터 UI에 표시되는 차트 종류를 이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①연령별 ②최신발매 ③장르 ④시대 등 총 19개 테마 중 최대 4개를 선택하면 순서대로 분야별 인기차트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특정 장르나 그룹이 인기를 얻으면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곤 했지만 새로운 UI에선 소비자 취향이 더 반영된다.
10대부터 50대까지 이용자 나이를 세분화한 '연령별 차트'도 도입됐다. 힙합을 좋아하는 1020세대는 물론 트로트를 선호하는 장년층까지 또래들이 어떤 노래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과거 들었던 노래들은 월 단위로 180곡씩 차트화해 제공한다. 예전 좋아했던 노래를 찾고 싶은데 기억이 나지 않을 때 유용하다. 가장 인기 있는 음원 200개를 모아놓는 'TOP 200 차트'는 집계 기간을 실시간, 일간, 주간, 월간, 누적 차트로 세분화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인기차트 대신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 감상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이 개인 밀착형 서비스로 탈바꿈하면서 음원 서비스 시장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장 지니뮤직 이용자 수 증가 등 플랫폼별 순위 변동과 토종 음원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개인화 전략 성공의 분수령이다. 시장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국내 음원 서비스별 이용자 수는 유튜브 뮤직 459만 명, 멜론 454만 명, 지니뮤직 232만 명 순이었다.
지니뮤직 플랫폼 개편안은 최근 KT그룹이 소비자 중심으로 서비스 방향을 설정한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략이 반영됐다. KT는 10월 초고속인터넷(IP)TV 서비스를 지니TV로 브랜딩하며 '인공지능(AI) 큐레이팅' 시스템을 적용했다. AI로 소비자 선호도를 분석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뮤직비디오, 드라마, 예능, 영화 등 방대한 콘텐츠 중 이용자가 가장 좋아할 것 같은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KT는 자체 구축한 미디어 밸류체인(생태계)을 중심으로 개인화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KT 미디어·콘텐츠 사업은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스토리위즈 등으로 원천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고 KT스튜디오지니에서 제작과 유통을 담당한다. ENA, 지니TV 등 자체 콘텐츠 상영 채널도 보유했다. 최근 제작된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밀리의서재가 확보한 원작소설IP를 바탕으로 플래디가 공동제작해 지니뮤직과 밀리의서재에서 서비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