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첫방] '사장님을 잠금해제', 코믹 공조극의 반전

입력
2022.12.09 10:49
지난 7일, ENA '사장님을 잠금해제' 첫 방송
스마트폰에 갇힌 기업 사장과 취업 준비생의 공조

청춘의 애상과 미스터리 반전을 내세운 '사장님을 잠금해제'가 시청자들의 마음도 '잠금해제'할까.

지난 7일 ENA '사장님을 잠금해제'가 첫 방송됐다. 작품은 수상한 사건에 휘말려 스마트폰에 갇혀버린 사장과 그 이상한 스마트폰을 줍고 인생이 뒤바뀐 취준생의 하이브리드 공조를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날, 보러와요' '오케이 마담'의 이철하 감독과 넷플릭스 '스위트 홈'을 공동 집필한 김형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방송은 취업준비생 박인성(채종협)의 파란만장한 하루로 시작됐다. 열심히 살았지만 이룬 것 하나 없는 박인성은 배우의 꿈을 접고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유지했다. 박인성은 IT기업 실버라이닝 최종 면접을 앞두고 계속 불행을 맞이했다. 부모님의 압박과 면접 실패까지 유독 풀리지 않는 하루가 펼쳐졌다. 이 가운데 실버라이닝의 사장 김선주(박성웅)는 홀로 캠핑장을 갔다가 행방불명됐고 스마트폰 속에 갇혔다. 김선주가 갇힌 스마트폰은 우연히 박인성의 손에 들어갔고 김선주는 "나 대신 사장이 되라"는 명령 아닌 명령을 내렸다. 이에 박인성은 혼란에 빠지면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들었다.

청춘물과 미스터리물 그 가운데

작품은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템포로 전개된다. 청춘의 애환을 다루면서 젊은 시청자들과의 공감대를 노렸고 미스터리한 소재로 나름의 신선함을 꾀했다. 탄탄한 원작의 매력을 고스란히 살리려는 제작진의 고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앞서 이철하 감독은 미스터리와 스틸러 휴머니즘을 동시에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불행한 취업 준비생과 사건의 소용돌이에 빠진 기업 대표가 어떤 식으로 공조를 시작하게 될지가 관건이다. 또 휴대폰이라는 물건이 갖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전 세대의 공감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커넥트' 등 판타지와 드라마 결합이 대중의 호응을 이끄는 중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인생 2회차로 다시 살게 된 진도준(송중기)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순양그룹에 복수를 하는 내용을 담았고 8회 만에 시청률 19%를 돌파했다. '커넥트'는 미국부터 홍콩, 국내 언론들 등이 입을 모아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주목,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사장님을 잠금해제'도 비슷한 선상에 있다. 현실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인간이 휴대폰에 갇힌다는 독창적인 소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주역을 맡은 채종협의 발군도 눈길을 끈다. 특유의 맑은 얼굴로 인해 주로 청춘물에서 활약한 채종협은 전작 '너에게 가는 속도 463KM'의 시청률 참패를 딛고 이번 작품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취업준비생에서 하루아침에 사장이 된 인물을 맡으면서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는 배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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