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책임졌던 안덕수 트레이너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비판으로 보여 향후 후폭풍이 예상된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은 그가 올린 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힘을 보탰다.
안씨는 대표팀의 월드컵 여정이 마무리된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수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을 올린 후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대로는 끝내지 말자’며 2701호에 모여 했던 2701호 결의다”라고 설명했다. 2701호는 대회 기간 선수들이 마사지와 치료를 받은 호텔 객실의 호수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어진 다음 문장들이다. 안씨는 동료 트레이너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더했다. 그는 “2701호에선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2701호가 왜 생겼는지는 기자님들 연락 주시면 상상을 초월할 상식 밖의 일들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남겼다. 그는 이어 “부디 이번 일로 인해 반성하고 개선해야지 한국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바꾸세요. 그리고 제 식구 챙기기 하지 마세요”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는 “2701호는 대한축구협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1의(전혀) 도움을 받은 것도 없다”고 적었다.
안씨가 정확히 누구를 겨냥해 글을 남겼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올린 글을 종합해보면 축구협회와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애초 축구협회가 고용한 트레이너가 아닌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로, 손흥민의 요청에 따라 대표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수들의 관리가 이뤄진 2701호 역시 손흥민의 아버지 손정웅씨가 마련해준 것으로 보인다. 안씨는 카타르 도착 직후 SNS에 “좋은 방 마련해주신 아버님. 아버님 말씀처럼 하루하루 찾아올 선수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시간 보내다 가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안씨가 향후 축구협회를 겨냥해 실제 폭로를 이어갈 경우 거센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현재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 불발로 부정적 여론에 직면해 있는데, 선수 지원과 관련한 문제가 추가로 제기될 경우 축구팬들의 강한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단, 아직 대표단과 지원 스태프의 귀국 전이라 정확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과 선수단, 축구협회 관계자 등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