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차출론? 반기는 민주당...한동훈은 "생각 없다" 일축

입력
2022.12.07 11:20
또 불거진 '한동훈 차출론' 민주당 "나쁘지 않다" 반겨
야권 지지층 결집, 국민의힘 내부 분열 야기 노림수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최선 다할 것" 차출론 일축

호재일까, 악재일까.

국민의힘에서 연일 띄우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론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은 일단 환영이다. "나올 거면 빨리 나오라"(고민정 최고위원)고 오히려 성화다. 한 장관의 여의도 진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봐서다. 민주당은 한 장관의 등판이 야당 지지층 결집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반기는 기류도 엿보인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한 장관 차출론의 불씨를 새로 댕긴 건 국민의힘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다.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 후 차기 당 대표 조건으로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지지'를 꺼내 들자, 한 장관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 대표 후보군들이 일제히 반발하자, "일반론을 말한 것"(주호영 원내대표)이라며 한발 물러났지만, 여전히 "유권자들은 '브랜드 뉴', 신상과 변화의 기운을 원한다"(정진석 비대위원장)며 한동훈 카드로 여론을 떠보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정치인 한동훈'을 상대하는 게 민주당에 오히려 득이 된다며 세게 받아치고 있다. 야당의 호들갑스러운 반응으로 굳이 한 장관의 존재감을 키워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6일 밤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올 거면 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법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에 대한 태도의 문제인데 그 부분에 있어서 한 장관은 큰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야당 의원들과 설전 과정에서 물러나는 법 없이 강하게 맞서온 한 장관의 태도와 화법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딸의 논문 표절 논란 등 각종 스펙 의혹도 한 장관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눈치다.

'정치인 한동훈'의 등장은 야당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올 수 있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가 아닌 한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으며 "나오기를 바란다. 우리 측 지지층이 결집할 것"이라고 반기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분의 불쏘시개로 한 장관 차출설을 활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 차출설이 '윤심(尹心)' 논란으로 번지는 것과 관련 "국민의힘은 자존심도 없나 싶다"고도 꼬집었다. "대통령도 국민의힘이 아닌 사람을, 정당 정치도 안 한 사람을 불러다가 한 데 이어 당대표까지 그런 말이 나오는 건 뿌리 깊은 역사를 갖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자존심 상할 문제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한 장관은 자신을 두고 '당대표 차출론'이 나오는 데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분명히, 단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일축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한테 그런 얘기(차출론)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중요한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까지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을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해왔고 앞으로도 그 생각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