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거물들 '경기침체' 경고…"5% 금리로도 물가 잡기 어려워"

입력
2022.12.07 08:02
JP모건체이스 CEO "인플레가 모든 것 잠식"
골드만삭스 CEO "순탄치 않은 시기 올 것"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거물들이 내년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경고를 쏟아냈다. 경기 둔화로 일자리와 임금도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잇따른 침체 전망에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미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잠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경제를 탈선시켜 내년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경기 부양을 통해 총 1조5,000억 달러의 저축을 하고, 이를 통해 지난해보다 지출을 10% 더 늘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내년 중반이면 소비 여력이 바닥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는 그가 올해 6월부터 "곧 미국을 포함한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이유로 내년 중반까지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특히 다이먼 CEO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5%에 가까워졌지만, 이 정도도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전하다"며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같은 심각한 사태까지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CEO "순탄치 않은 시기 들어설 것"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내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동자 급여가 감소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솔로몬 CEO는 "우리가 앞으로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면서 "금융 자원을 좀 더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솔로몬CEO는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더 낙관적으로 경제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경기침체 우려를 제기하면서 뉴욕증시는 하락한 채 마감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0.76포인트(1.03%) 떨어진 3만3596.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7.58포인트(1.44%) 내린 3941.26으로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5.05포인트(2.00%) 하락한 1만1014.89로 이틀 연속 급락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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