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월드컵 8강 또 좌절되자 울먹..."끝까지 잘 싸웠다"

입력
2022.12.06 11:36
승부차기 끝 아쉽게 패배... 탄식과 눈물
"그래도 독일, 스페인 이겨서 용기 얻었다"

일본이 6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크로아티아에 패배했다.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이 무산됐다. 일본인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끝까지 잘 싸웠다. 덕분에 용기를 얻었다”며 대표팀을 응원했다. 승부차기에 나선 키커 4명 중 3명이 실축한 것을 두고 "연습이 부족했던 게 아니냐"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진 않았다.

경기가 자정에 시작됐는데도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 극장과 술집 등은 응원 인파로 인산인해였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를 맞아 연장전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치자 열기가 끌어올랐다. 승부차기에서 패배가 확정된 순간 분위기가 식었다.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 신주쿠 피카디리 극장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서포터 270명은 경기 종료 직후 잠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스크린 속 대표팀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사이타마현 출신인 오사히 마사히로씨는 “1993년 ‘도하의 비극’을 선명하게 기억한다”면서 “당시에는 세계의 벽을 느꼈지만 이번엔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독일과 스페인을 연달아 꺾었다”고 말했다. 또 “대표팀 내 젊은 선수들의 재능과 중견 선수들의 경험이 어우러진 것에 감명 받았다"면서 "일본팀은 다음 번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의 우메다부르크7 극장에도 230명이 모여 응원했다. 회사원 하시모토 히로시씨는 “일본팀의 팀워크가 빛난 대회였다. 팀의 일원으로서 포기하지 않고 임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도쿄 시부야에서 TV를 통해 경기를 본 대학생 시오야 유지씨도 “환경을 탓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용기를 주셔서 대표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본 축구의 취약점인 승부차기가 발목을 잡은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승부차기가 결정됐을 때부터 나쁜 예감이 들었다”고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골을 기록한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도 영국 BBC 방송에서 “일본 선수들은 승부차기 연습을 한 번도 안 한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은 2002년, 2010년, 2018년에 이어 이번 대회에 네 번째로 월드컵 16강에 진출했지만, 네 차례 모두 8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