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코스피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주요 증권사가 전망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내년엔 2,000선 전후로 재차 저점을 낮출 것으로 봤다.
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62% 내린 2,419.32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11월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고개를 들며 코스피가 2,400선에 안착했지만 추세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기조를 지속할 뜻을 일찌감치 밝힌 데다,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지수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대신증권(2,280~2,510), 한국투자증권(2,300~2,550) 키움증권(2,310~2,540) 등은 이를 바탕으로 12월 코스피의 박스권 장세를 예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금리 레벨이 한 단계 더 높아지고 경기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 시장은 재차 숨을 고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요국 경기 후퇴에 유독 취약한 국내 시장은 수출 감소 본격화와 이에 따른 기업의 실적 하향 위험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상반기 미국의 경기 침체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주식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2023년 코스피가 2,000선 전후로 다시 저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날까지 내년 전망치를 제시한 주요 증권사의 예상 등락폭은 △한국투자증권 2,000~2,650 △대신증권 2,050~2,640 △하나증권 2,050~2,550 △신영증권 2,140~2,710 △NH투자증권 2,200~2,750 등이다. 코스피 하단을 가장 보수적으로 내다본 증권사 기준으로 보면, 현 주가 수준에서 17% 이상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주가가 상반기 중 저점을 확인한 뒤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는 증권사도 많았다. 신영증권은 "경기가 바닥을 칠 가능성이 큰 내년 2분기 전후가 위험자산 비중 확대를 논의할 적기로 보인다"며 "단, 경기 하강 마지막 국면에 가장 가파른 조정이 찾아오는 만큼, 주식시장 변동성도 극심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