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우승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8강 도전에 나선다. 포르투갈전 역전골을 합작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듀오 손흥민(30·토트넘)과 황희찬(26·울버햄튼)이 이번에도 상대 골문을 열어젖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3일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2-1로 역전하는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당시 수비 상황에서 볼을 탈취한 손흥민은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까지 무인지경으로 드리블을 하며 질주했다. 손흥민을 막기 위해 포르투갈 선수 3명이 앞을 가로막았고, 뒤쫓아 오던 4명이 손흥민을 향해 달려들었다.
황희찬은 수비가 손흥민에게 몰린 빈틈을 이용, 특유의 스피드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파고들었다. 손흥민은 수비수들 사이로 침투 패스를 넣었고 황희찬이 이를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두 명의 공격수가 극적인 승리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외신들도 한국의 EPL 듀오를 극찬했다. 영국 일간 '더선'은 “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이 공을 가지고 상당한 거리를 질주했고, 포르투갈 세 명의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이자 이를 피해 황희찬에게 완벽한 패스로 연결시켰다. 경기는 종료됐고, 한국은 조 2위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매체 ESPN도 역전골 장면에 대해 “손흥민이 훌륭한 역습 공격을 이끌었고 황희찬이 끝냈다”고 소개했다.
손흥민은 대회 개막 직전 입은 안와골절 부상에도 마스크 투혼을 선보이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손흥민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8개의 슈팅을 시도하며 팀내 최다 슈팅을 기록했다. 크로스도 최다인 18회, 미드필드와 상대 수비에서 볼을 받는 것도 가장 많은 52회를 기록하며 골은 없지만 많은 공격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황희찬 역시 부상으로 조별리그 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교체 출전한 최종전에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후반 20분 투입되자마자 특유의 돌파력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포르투갈전 결승골로 새로운 기록도 여럿 세웠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소속 선수 중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는데, 1962년 칠레 대회에서 2골을 넣은 로널드 플라워스 이후 60년 만이다.
16강 상대인 브라질의 골문을 뚫기 위해선 두 선수의 활약이 필수다. 브라질은 FIFA 랭킹 1위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브라질전이 이번 대회 한국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만큼, 핵심 전력인 두 선수는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황희찬은 포르투갈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16강에 올라오는 팀은 다 강하지만 우리 목표는 이기는 것"이라며 "잘 쉬고, 잘 분석해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