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이재명 의사 따라 대장동 사업 모두 이뤄져”

입력
2022.12.0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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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김만배 법정 충돌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법정에서 정면 충돌했다. 특히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은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의사에 따라 모든 게 이뤄졌다"며 이 대표를 향한 공세를 계속 이어갔다.

김씨 측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남 변호사에 대한 반대 신문을 진행했다.

김씨 측은 대장동 일당의 로비활동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개인 일탈이었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 인허가권이나 결정권이 없고 이 전 시장을 설득할 힘도 없으면서 금품을 요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줄 것처럼 과장한 것 아니냐"는 등의 질문 공세를 펼쳤다. 유 전 본부장이 금품을 요구한 사실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나 성남시 공무원 등에 알린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에게) 얘기는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정은 이 전 시장이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성남시가 모든 사정을 고려해 결정했냐"는 김씨 변호인 질문에 "최종 결정권자는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 의사에 따라 모든 게 이뤄졌다"고 답변했다. "대장동 사업의 법적 권한이 모두 성남시에 있느냐"는 김씨 변호인의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의혹을 두고도 양측은 이견을 보였다. 김씨 측은 "민간업자들이 이 대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면 수백억 원이나 되는 이익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 아니냐" "이 대표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일부라도 갖고 있었다면 여기에서 나온 이익 수백억 원 중에서 일부인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거라 할 수 있지 않냐"고 남 변호사를 몰아세웠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자신이라는 기존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남 변호사는 "상식적으로는 질문 내용이 맞지만 제가 알고 있는 내용과는 다르다"며 '이 대표 측이 천화동인 1호 지분을 소유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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