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과 송중기 뜨자 게임회사 컴투스가 방긋 웃었다

입력
2022.12.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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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가 투자한 위지윅스튜디오가 제작
인기 IP는 웹툰, 웹소설, 드라마, 게임 등 재생산
콘텐츠 경계 허물어지며 IT기업도 IP 확보 사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청률이 고공행진하자 게임회사 컴투스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 드라마는 컴투스가 지난해 인수한 미디어 회사 위지윅스튜디오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통신회사 KT의 자회사에서 제작한 것처럼 정보통신(IT) 기업의 콘텐츠 영역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청률은 6회 만에 14.9%까지 치솟았다. 2주 전 첫 방송 당시 6.1%에서 2.5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이후 초대박 게임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컸던 컴투스는 신규 사업으로 미디어 시장을 주목했다. 이에 지난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을 선포한 후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래몽래인, 얼반웍스, 골드프레임,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등 영화, 드라마, 공연 분야에서 활약 중인 계열사를 거느린 미디어 기업이다.

우영우가 흥행하면서 KT 콘텐츠 계열사 스카이티브이의 ENA 채널이 주목을 받은 것처럼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서 컴투스가 본격 콘텐츠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컴투스는 내년부터 영화, 드라마, 예능, 공연 등 30개 이상의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컴투스가 이처럼 콘텐츠 분야에 적극 뛰어든 이유는 핵심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기 웹소설이 웹툰, 드라마, 게임 등으로 만들어지면서 연이어 흥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진 것이다. 실제 재벌집 막내아들만 해도 드라마가 흥행하자 원작인 웹소설의 인기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4년 전 완결이 난 네이버시리즈의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은 드라마 방영 이후 매출이 230배 늘었다.



네카오에 통신사, 게임사까지 '스토리의 힘' 주목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보유한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통신사, 게임사 등 주요 IT기업들까지 IP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①지난해 5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500억 원에 사들인 데 이어 ②올 2월엔 국내 1위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1,082억 원), ③3월엔 일본 전자책 업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2,000억 원) 등 연이어 인수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1조 원 넘는 자금을 들여 타파스,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북미 웹툰·웹소설 업체를 확보했다.

KT는 '제2의 우영우'를 찾기 위해 스타 PD들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여행 유튜버와 김태호 PD가 함께하는 '던져서 세계 속으로, 부루마불 세계여행'을 내년 상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고, 서혜진·남규홍·여운혁·장혁재 등 스타 PD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인다.

KT에 자극받은 LG유플러스도 최근 최고콘텐츠전문가(CCO)와 콘텐츠제작센터를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아예 신정수·임형택·양자영 PD 등 공중파 출신 연출자를 영입했다. 게임회사 넷마블은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2억 회를 기록한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우영우에 이어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흥행하면서 IT업체들의 미디어 콘텐츠 투자도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며 "핵심 IP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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