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배우 박진영은 선택과 집중을 했다. 그룹 갓세븐으로 활동하다 휴가를 받으면 연기에 도전했다. 쉼 대신 연기를 택했던 일에 대해 "욕심을 채웠다"고 표현한 박진영에게서는 연기를 향한 깊은 열정이 느껴졌다.
박진영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담았다. 박진영은 월우와 일우를 연기하며 1인 2역을 소화했다.
과거 박진영의 선배들은 그에게 "캐릭터가 신경 쓰이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박진영은 한때 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을 통해 알게 됐다. 그는 월우와 일우에 대해 들은 뒤 이 캐릭터들을 계속 떠올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선배님들이 말씀하신 부분이 이런 부분일까' 싶었다"는 게 박진영의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 끌렸고 김성수 감독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봐줬다는 생각에 감사함을 느꼈다.
박진영은 '크리스마스 캐럴' 제작보고회에서 부담을 가질 여유도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강렬했다. 힘 빼고 할 신이 거의 없었다. 그런 장면이 존재했다면 먼저 찍으면서 캐릭터 구축을 할 여유가 있었을 거다. 매 신에 큰 감정이 필요하다 보니 처음부터 캐릭터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영은 캐릭터를 위해 반 삭발까지 시도한 채 연기에 임했다.
'크리스마스 캐럴' 속 액션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진영과 무술 감독은 '이 상황에서 진짜 싸우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멋보다는 자연스러움을 담고자 한 고민이었다. 당시를 회상하던 박진영은 "짜지 않은 듯 싸우는데도 합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목욕탕에서 액션 신을 찍었다고도 했다. 그는 "피 분장을 하면 생각보다 미끄럽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하자' 했고 그걸 신경 썼다"고 밝혔다. 큰 부상 없이 촬영을 잘 마쳤다고도 전했다.
박진영은 그룹 갓세븐으로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는 "아이돌의 춤과 액션 연기는 다른 움직임이다. 너무 달라서 도움이 안 될 줄 알았는데 되더라"고 했다. "액션 연기는 각을 잡아 하는 게 아니다. (아이돌은) 각을 맞춰야 하는 직업이지 않으냐. '액션이 춤처럼 보이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긴 했다"고 자신이 했던 고민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액션 연기가 잘 담긴 듯하다고 전했다.
박진영은 갓세븐으로 활동하면서도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그에겐 선택과 집중에 대한 뚜렷한 신념이 있었다. 박진영은 "갓세븐도 데뷔했을 때는 베테랑이 아니지 않으냐.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 하면 이상해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갓세븐 데뷔 때부터 연기와 노래 다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휴가를 받았을 때 연기 활동을 하며 욕심을 채웠다고 이야기했다. 이때 출연한 드라마가 '사랑하는 은동아'와 '푸른 바다의 전설'이다.
박진영은 자신이 했던 선택과 집중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듯하다고 회상했다. 갓세븐 멤버들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관람해 주길 바란다면서 이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영웅'으로 스크린에 복귀하는 김고은 또한 '크리스마스 캐럴'의 관객이 돼 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박진영과 김고은은 '유미의 세포들2'에서의 호흡으로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배우 박진영에 이어 가수 박진영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솔로 앨범 녹음을 다 했고 시기를 보고 있다. 언제 보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이다. 하던 것과 하고 싶었던 걸 같이 하는 앨범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본업을 하니 떨린다"는 소감도 들려줬다. 갓세븐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끼리 하자고 말하고 있는데 시간 조정을 못 한 상황이다. 노래를 발표하려고 하고 있지만 조금 뒤의 이야기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박진영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오래 활동하고 싶다. 뭐든 30년 이상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런 선배님들을 볼 때마다 경이롭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래도록 궁금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 캐릭터마다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도 했다. 박진영의 열정 듬뿍 담긴 말은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크리스마스 캐럴'은 오는 7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