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 상한가를 1배럴당 60달러에 잠정 합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에 상한액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최종 결정은 이르면 이날 오후에 나올 전망이다.
원유 가격 상한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막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원유 수입 상한가는 EU 소속 27개국이 모두 동의해야 결정된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은 해당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EU가 결정한 러시아 원유 상한가에 따를 예정이다. 한국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합의가 이뤄지면 60달러보다 높게 거래한 러시아산 원유는 이달 5일부터 해상 보험이나 해상 운송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이후 EU 회원국은 2개월에 한 번씩 상한액 조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제 기준으로 삼는 영국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88달러로, 잠정안은 이 가격의 70% 수준이다. WSJ은 EU 제안서에 "가격 상한선은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치를 기준으로 러시아산 원유 시장 가격보다 5%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조항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EU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상한가를 65~70달러로 정하는 안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와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국가가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합의가 미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에 실질적 타격을 주기 위해선 가격 상한선이 배럴당 30~40달러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는 가격 상한제 동참 의사를 밝힌 국가에 원유 수출 중단 같은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