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에 이어 전국철도노동조합이 3년 만에 총파업을 예고했다. 철도노조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KTX·새마을호 등 기차뿐 아니라 서울지하철 1·3·4호선과 경의중앙선 등 전철 운행까지 차질이 빚어진다. 특히 대입 수시 면접고사를 위해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수험생들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 하루 전인 1일 오후 철도노조는 코레일과 막판 교섭에 돌입했다. 오전 중 실무 교섭을 거쳐 박인호 철도노조 위원장과 나희승 코레일 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교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철도노조는 예고한 대로 2일 오전 9시 총파업을 시작한다.
철도노조는 올해 4월부터 △승진포인트제 도입을 통한 투명한 승진제 시행 △임금 월 18만7,000원 정액 인상 △법원 통상임금 지급 판결로 늘어나는 급여는 인건비에서 제외 △성과급 지급기준 현행 유지 △인력 감축 반대·안전 인력 충원 △철도 민영화 반대 등을 요구하면서 코레일과 교섭을 벌였다.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자 지난달 24일부터 시간 외 근무에 참여하지 않고 2인 1조 근무 수칙을 지키는 '준법투쟁'을 이어왔다.
철도노조는 "인사권자의 주관적 판단에 좌지우지되는 승진 제도를 개선하고자 파업에 나서는 것"이라며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조합원 2만2,000여 명이 총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안이다. 코레일은 "올해 임금총액 대비 1.4%로 정해진 기획재정부의 임금인상 지침 범위를 넘어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임금 증가분의 인건비 제외 요구도 기재부 지침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막판 교섭이 진행 중인 가운데 코레일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 수송체제를 준비했다. 출퇴근 시간에는 군 인력 등 대체인력을 집중 투입해 전철과 KTX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전철은 출근 시간 정상운행 대비 89.6%, 퇴근 시간 82.8%의 운행 횟수를 유지하고, KTX는 평시의 67.5% 운행이 목표다. 화물열차는 내부에서 대체기관사를 투입해 평시 대비 26.3% 운행하며 수출입 물량 및 산업 필수품 위주로 수송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파업 때 필수유지인력 9,909명과 대체인력 4,610명 등 1만4,519명이 운용 가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관사 대체 인력은 퇴직자나 군 인력 등 모두 기관사 면허 소유자다. 그래도 평소 인력(2만3,995명)의 60.5% 수준이라 여객과 화물 수송에 차질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