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국가들이 긴축 재정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2024년 2분기까지 회복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30일 발표한 '현 경기국면에 대한 진단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현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9월까지 소폭 오르다가 10월(102.4)부터 본격 보합세에 들어섰다. 이 지수는 고용, 생산, 소비, 투자, 대외여건 등을 반영한 지표여서 10월부터 전반적으로 경기 상승세가 꺾였다고 봐야 한다.
실제 구인구직, 건설수주, 재고 등 변동하는 지표로 구성된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6월 101.9에서 올해 10월 99.2로 이미 하락한 상태다.
올해 초부터 이어온 글로벌 경기 상황 악화 여파 탓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와 원자재가 크게 오르고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며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연초 1.00%에서 3.25%까지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고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였지만 실물경제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이어졌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가계는 소비를 빠르게 줄이고, 기업은 투자 수요를 줄이는 식이다.
대한상의는 통화정책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 시차를 2, 3분기 안팎으로 판단, 7월에 시작된 고강도 긴축 영향이 내년 1분기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요는 위축되고 경기는 크게 떨어져 기업과 가계의 부채 위험이 커지는 등 리스크가 경제 전반으로 퍼진다는 것이다.
민경희 연구위원은 "그동안 우리 경제 수축기가 평균 18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024년 2분기까지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타격받는 부문을 지원하고,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공급망 안정화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