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유럽의 재즈 음악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이 열린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 각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명 재즈 뮤지션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기획사 플러스히치는 12월 2~4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유러피안 재즈 페스티벌’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팬데믹으로 인해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서울 공연에 맞춰 1~5일 대구와 세종에서도 열린다. 팬데믹 이전보다 규모는 다소 축소됐지만 유럽 재즈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끽하기엔 부족함이 없는 공연이다.
유럽 재즈는 미국 재즈에 비해 클래식의 영향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2일 서울 공연 첫 무대를 장식하는 재즈 밴드 아톰 스트링 쿼텟과 폴란드 출신의 색소폰 연주자 세자리우스 가드지나의 협연이 대표적이다.
가드지나는 폴란드 바르샤바의 프레데릭 쇼팽 음악 아카데미와 벨기에 브뤼셀의 왕립음악원에서 클래식과 재즈를 두루 섭렵한 연주자다. 아톰 스트링 쿼텟은 바이올린 2대, 비올라, 첼로 구성의 전형적인 클래식 현악 4중주 편성으로 재즈를 연주한다. 김충남 플러스히치 대표는 “아톰 스트링 쿼텟은 클래식을 주로 연주하는 팀이 아닌 재즈 전문 쿼텟”이라면서 “해외에서도 흔치 않은 재즈 쿼텟 편성으로 유럽 재즈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들려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독일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성장한 뒤 미국 버클리음대를 졸업한 재키 테라슨은 8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난다. 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해온 그는 첫날 공연에서 프랑스 재즈계에서 주목받는 베이시스트 제로 포탈, 쿠바 출신 드러머 루크밀 페레즈와 함께 연주한 뒤 이튿날인 3일 이탈리아 출신의 지오바니 미라바시와 피아노 2중주 공연을 선보인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미라바시는 3, 4일 이틀간 세 차례에 걸쳐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테라슨과의 협연 후 이튿날 트리오 편성으로 무대에 올라 자신의 곡을 연주한 뒤 재즈로 편곡한 일본 지브리 애니메이션 주제가들로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2010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공연 이후 거의 매해 한국을 방문하며 전국 각지의 팬들과 소통해온 레미 파노시앙 트리오는 팬데믹 이후 모처럼 내한공연을 갖는다. 재즈를 토대로 록, 일렉트로닉,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을 결합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윌 유 스틸 러브 미 투모로’,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리메이크한 ‘이븐 웬’ 등으로 오랫동안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노르웨이 출신의 재즈 가수 잉거 마리도 오랜만에 한국을 찾는다. 기대를 모았던 영국의 재즈 록 밴드 커밋 이스 커밍의 공연은 비자 문제로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