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직전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늦깎이 국대’ 니클라스 퓔크루크(29)가 '전차군단'을 구해냈다.
퓔크루크는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38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독일은 이 골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까지 16강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 3연패 수렁에 빠지기 직전 뽑아낸 값진 한방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독일은 앞선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패(0-2)했고, 이번 대회 1차전 일본에도 0-1로 졌다. 만일 스페인과의 2차전마저 졌다면 일찌감치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란 불명예를 쓸 뻔했다.
퓔크루크는 이번 월드컵 출전이 첫 성인 국가대표 발탁일 정도로 그간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1년 분데스리가 브레멘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이후에도 자리를 잡지 못해 뉘른베르크, 하노버 등 여러 팀을 거쳤다. 하지만 브레멘으로 다시 돌아와 4년째를 맞는 올 시즌엔 이미 골 감각을 상당히 끌어올리고 있었다. 분데스리가 ‘이달의 선수상’(9월)을 받았고, 15라운드 기준 10골 2도움으로 골잡이 면모를 과시했다. 그리고 월드컵 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된 뒤, 대표팀 스트라이커로 거론되던 티모 베르너(26)가 부상ㆍ부진으로 낙마하면서 결국 생애 첫 월드컵을 경험하게 됐다.
대표팀에서의 활약도 눈에 띈다. 대회 직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오만과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해 결승골이자 A매치 데뷔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지난 일본과의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33분에 교체 출전해 데뷔전을 치렀고, 2번째 출전이었던 이날 값진 월드컵 데뷔골을 선보인 것이다. 3경기 2골의 맹활약이다. 한지 플릭 독일 감독은 “나는 선수들이 월드컵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며 "퓔크루크는 이를 완벽하게 해냈다"며 그의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독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12월 2일 열리는 코스타리카전이다. 해외 축구팬들에게 무명에 가까웠던 퓔크루크가 이 경기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