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 유동성 추가 지원 나선 한은 "통화긴축과 어긋나지 않아"

입력
2022.11.28 11:31
최대 2.5조 규모 RP 매입
'돈맥경화' 추가 수습 나서
"공개시장 운영 통해 흡수"

자금시장 경색이 계속되면서 한국은행이 최대 2조5,000억 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가뜩이나 불확실성이 큰 연말을 앞두고 자금시장의 '돈맥경화'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자 한 달 만에 추가 대책을 꺼낸 것이다.

한은은 28일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2조5,000억 원 규모의 RP 매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1차(3조 원)에 이어 2차로 총 5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자금 요청(캐피털 콜)을 실시하기로 했는데, 이 중 50%를 한은이 RP 매입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정부가 50조 원 이상의 긴급 자금 지원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을 중심으로 자금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지난달 27일 발표한 6조 원 수준의 RP 매입과는 별도의 유동성 지원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의 RP 매입은 채안펀드 2차 캐피털 콜에 출자하는 83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91일물 RP를 매입해 주는 방식으로, 차환 여부는 3개월마다 시장 상황 개선 정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한은은 "자금 수급 불확실성이 높은 연말을 앞두고 기업어음(CP) 시장의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RP 매입은 담보를 받고 금융기관의 채권을 사들이는 것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한은의 통화긴축 정책과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한은은 재차 선을 그었다. 공급된 유동성이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이내 흡수된다는 설명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회의 직후 "지난달 RP 매입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지원될 유동성도 공개시장 운영으로 곧 흡수된다"며 "채안펀드가 확대되고 더 낮은 등급의 CP를 구입할 수 있어 유동성 경색과 불안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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