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충격패'를 당해 탈락 위기에 내몰렸던 독일이 스페인을 상대로 극적으로 비기면서 16강의 불씨를 되살렸다. 다만 '죽음의 조'로 불리는 E조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 천하의 독일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순간으로 내몰렸다. 반면 스페인은 승점 4점으로 조 1위를 유지했다.
독일은 28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인 스페인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독일은 1무1패(승점 1점)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내달 2일 코스타리카(승점 3점)와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16강 희망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 결과에 따라 독일의 운명은 달라질 수 있다.
독일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스페인에 주도권을 내주며 흔들렸다. 특유의 빠른 패스로 공격하던 스페인은 전반 7분 다니 올모의 슛이 골대를 맞아 독일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독일에게도 기회는 왔다. 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안토니오 뤼디거(29·레알 마드리드)가 헤더골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득점이 취소됐다. 만약 이 골이 인정됐다면 독일은 좀더 쉽게 경기를 풀어갔을지 모른다.
하지만 선제골은 스페인에서 나왔다. 스페인은 후반 페란 토레스(22·바르셀로나)를 빼고 알바로 모라타(30·AT마드리드)를 교체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17분 모라타는 조르디 알바(33·바르셀로나)가 왼쪽 측면에서 깔아준 공을 깔끔하게 골로 연결시키며 승기를 잡았다. 두 사람은 1차전인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 이어 연속으로 합작품을 만들었다.
패색이 짙어가던 독일도 변화를 꾀했다. 토마스 뮐러(33·바이에른 뮌헨)와 틸로 케러(26·웨스트햄)를 빼고, 니클라스 퓔크루크(29·브레멘)과 루카스 클로스터만(26·라이프치히)을 투입해 공격에 힘을 줬다. 이같은 전술은 성공적이었다. 후반 38분 스페인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자말 무시알라(19·바이에른 뮌헨)가 드리블하며 흘린 공을 퓔크루크가 강하게 득점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로써 E조의 16강 향방은 안갯속이 됐다. 1차전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7-0으로 대승을 거둔 스페인은 여전히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일본을 1-0으로 잡으면서 일본과 나란히 승점 3점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결국 16강 경쟁은 최종전인 스페인-일본, 독일-코스타리카 결과를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