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 '필승' 전략... "쿠두스 차단하고 기선 제압하라"

입력
2022.11.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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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두스를 차단하라.”

한국 축구대표팀의 ‘필승 상대’ 가나전을 앞두고 벤투호에 쿠두스 경계령이 내려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28일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치른다. 우루과이전 무승부로 비교적 무난한 출발을 했지만 개막 전부터 ‘1승 제물’로 여겼던 가나전이 진짜 승부다. 16강 진출의 명운이 달려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나는 지난 25일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전에서 2-3으로 패했지만 H조 최강으로 평가받는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케 할 만큼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드러냈다.

눈에 띄는 선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토마스 파티(아스널)나 이냐키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가 아닌 미드필더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였다.

2선 측면 공격을 책임지는 쿠두스는 가나의 실질적인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쿠두스는 교착 상태에 빠진 후반 초반 드리블 돌파 뒤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슈팅으로 포르투갈의 골문을 수차례 위협했다. 이후 드리블은 물론 개인기로 견고했던 포르투갈의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32분 쿠두스가 교체로 빠지자 가나는 급격하게 흔들리다 포르투갈에 내리 2골을 허납했다. 쿠두스를 대신해 들어간 오스만 부카리(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추격골을 넣긴 했지만 쿠두스가 뛸 때와 같은 안정감은 없었다. 가나 축구의 전설인 아사모아 기안은 “왜 그를 교체했는지 모르겠다. 그는 우리에게 마법 같은 순간을 줄 수 있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2세의 쿠두스는 드리블이 뛰어난 선수지만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탈압박, 패스, 슈팅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능력을 자랑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쿠두스는 6경기에서 4골 2도움을 올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반면 가나의 약점은 수비력이다. 포르투갈의 뒷공간 침투에 번번이 허점을 드러냈다. 페널티킥 첫 실점을 제외하고 후반 33분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35분 하파엘 레앙(AC밀란)의 연속골 모두 뒷공간이 뚫리면서 허무하게 내준 것이었다. 상대 공격수를 놓쳐 수비라인 뒷공간을 내주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고 뚫린 뒤에는 따라잡지 못했다.

'기'를 살려주지 않는 것도 벤투호의 과제다. 가나는 기세가 오르면 매섭고, 분위기가 내려가면 와르르 무너지는 아프리카 특유의 '업다운'이 심한 팀이다. 포르투갈전에서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경고를 4장이나 받을 정도로 신경전을 자주 벌이는 모습을 보였다. 세이두 알리두(클레몽)는 상대 선수에게 '박치기'도 불사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가나는 개인 플레이는 좋지만, 수비 조직력이 좋지 않다. 수비 조직력은 하루 이틀 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맨 마킹이 약한 가나의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 우리 공격력이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하 = 김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