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만 그런 게 아니었네…각국 주장 '불량 완장'에 고생

입력
2022.11.26 16:02
노이어 "좋은 제조업체가 만든 게 아닌 것 같다"



각 팀이 한 경기씩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이번엔 완장 논란에 휩싸였다. 2,200억 달러(약 290조 원)를 들인 '초호화' 대회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경기 중 주장들이 착용한 완장이 계속 풀리면서다.

각국이 2차전에 돌입하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월드컵 경기 현장 곳곳에서는 경기 도중 주장 완장이 지속적으로 풀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24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계속 흘러내리는 완장 탓에 불편함을 겪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꾸준히 노출 됐다.

완장이 계속 고정되지 않자 손흥민은 경기 도중 스태프에게 완장을 바꿔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흘러내리는 완장을 몇 번이나 다시 채우던 손흥민은 결국 아예 손에 쥐고 뛰기도 했다.

손흥민만 겪은 곤란은 아니었다. 독일 대표팀의 주장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는 전날 일본전에서 하프타임 때 테이프로 완장을 고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노이어는 이후 인터뷰에서 완장에 대한 질문을 받자 "너무 헐거웠다"며 "솔직히 불편함이 있었고, 좋은 제조업체가 만든 게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외에도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위스의 그라니트 자카(아스널) 등 다른 주장들도 완장을 손목에 차거나 손에 쥐고 뛰는 등 고생한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럽 팀을 중심으로 자체 준비한 무지개 완장 착용을 불허한 뒤 벌어진 일이라 완장 논란은 더 주목을 끈다. 무지개 완장은 성소수자 탄압을 비판하기 위한 시도였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치적 메시지 표출 금지 등을 근거로 각국에서 준비한 완장 착용을 제지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