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의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합의를 놓고 대통령실과의 갈등설이 흘러나온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고생이 많다"고 직접 격려하고 포옹을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갈등설을 불식시키고 힘을 싣는 행보로 해석된다.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윤 대통령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를 안아 주면서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대통령이 주 원내대표에게 '선배'라고 호칭하면서 깎뜻하게 예우를 했다"며 "더 잘 부탁한다며 등도 두드려주셨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1960년생 동갑내기지만, 사법연수원은 9기수 선배다.
윤 대통령은 만찬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한다. 무거운 정치 이슈 대신 전세계인의 관심사인 월드컵 등 주로 가벼운 소재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우르과이 월드컵 축구 경기를 언급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되게 잘 싸웠다"고 말하면서, 2002년 월드컵 당시 부산에서 근무하며 응원했던 일화를 소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국민의힘 참석자들이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심장병 환아를 찾아간 것을 두고 '빈곤 포르노' 및 '조명 연출 조작'을 제기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대해 성토하는 등 야권의 공세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가짜 뉴스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고 한 참석자가 말했다.
한편 만찬은 오후 6시30분 시작 예정이었으나, 윤 대통령이 업무가 늦어지면서 6시50분쯤 귀가했다고 한다. 이에 안주인인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대신해 국민의힘 지도부를 맞이한 후 관저 곳곳을 소개했다. 만찬 메뉴는 퓨전 한식 코스였고 반주로 맥주 한잔 정도를 곁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0시를 넘겨 만찬이 끝난 후 윤 대통령이 직접 관저 밖까지 나와 국민의힘 지도부를 배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