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서 세계 최초 장애인 우주비행사 후보 탄생

입력
2022.11.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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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 3년간 예산 24조 원 편성
"미국 중국과 경쟁서 우주 주권 강화"

13년 만에 우주비행사를 신규 모집한 유럽우주국(ESA)에서 세계 최초로 신체장애가 있는 우주비행사 후보가 탄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ESA는 23일(현지시간) 영국 패럴림픽 남자 육상 선수였던 존 맥폴(41)이 ‘장애인 우주비행사 타당성 검토 프로젝트 멤버’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맥폴은 앞으로 1년간 임무 수행에 필요한 훈련을 받으면서 우주선에서 장애인이 생활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협의하는 일을 맡게 된다.

18세 때 오토바이 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맥폴은 현재 영국 남부에서 정형외과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다. 2004년 영국 스완지대에서 학사, 2005년 웨일즈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4년 카디프의대를 졸업했다.

아울러 ESA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선발된 우주비행사 후보 명단도 함께 공개했다. 소피 아드노(40·여·프랑스), 파블로 알바레스 페르난데스(34·남·스페인), 로즈메리 쿠건(31·여·영국), 라파엘 리에주아(34·남·벨기에), 마르코 알렌 지베르(33·남·스위스) 등 5명이다. 이번 우주비행사 신규 모집에는 2만5,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AP통신에 따르면 ESA 22개 회원국은 이날 파리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고 향후 3년간 예산 169억 유로(약 24조 원)를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지난 3년치 예산인 145억 유로보다 17% 증가했다. ESA는 이 예산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화성 탐사, 기후 연구 등 주요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요제프 아슈바허 EAS 사무총장은 “우주를 무대로 하는 미국,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주최한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유럽의 우주 주권을 강화할 정치적, 과학적, 재정적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SA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전날 차세대 우주 발사체 개발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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