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7호선 열차가 출입문이 열린 채 4개 역을 운행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문을 개방한 채 운행하는 동안 한강교량(청담대교)까지 건넌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4분쯤 7호선 중곡역에 정차한 온수행 열차 출입문 한 곳이 닫히지 않았다. 당초 고장 시 승객들을 내리게 해야 하지만 역무원 등은 현수막 재질 수준에 불과한 안전막을 설치, 7분 43초 뒤에 출발했다.
역무원 등 직원 2명이 출입문 앞에서 승객들의 접근을 막았지만, 안전막 외에 별다른 장치 없이 4개 역(군자~어린이대공원역~건대입구역~뚝섬유원지역)을 지나쳤다.
더욱이 뚝섬유원지역에서 차량 기동검수실 직원이 열차에 탑승해 수리하면서도 열차는 계속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뚝섬유지원지역과 청담역은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청담대교)이 포함된 구간이다. 개방된 문은 청담역에 도착하기 직전에 직원들이 수동으로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은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영상을 촬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열차 출입문이 열린 채 청담대교를 건너는 모습이 담겼다. 승객들은 “공사 직원들이 몸으로 문을 대신했다” “너무 위험해 걱정됐다” 등의 글을 올렸다.
하지만 문 개방 운행은 현행 공사 운전취급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현행 규정에는 열차 출입문이 고장난 경우 승객 하차 후 기지로 회송해야 한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절차상으로는 수동으로 문이 닫히지 않을 경우 승객들을 전원 하차시키고 해당 열차는 기지로 회송하는 게 맞다. (문 개방 운행은) 규정을 어긴 것 같다”며 “하지만 출근 시간 때 승객들을 내리게 하면 다음 열차의 밀집도나 승객 불편이 커질 수 있어서 그 부분을 감안해 조치한 게 아닐까 싶다”고 해명했다. 공사 측은 정밀 검사를 통해 출입문 고장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