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산업을 지역과 국가의 중요 자산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우주항공청 설립이 본격화하면서 항공우주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부경남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4일 오후 경남 진주 LH대강당에서 한국일보와 경남도 공동 주최로 열린 ‘미지답 경남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서부경남을 항공우주산업 메카로!’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는 권진회 경상국립대 항공우주 및 SW공학부 교수의 주제발표와 사회로 시작됐다.
권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규모는 작지만 거의 모든 핵심 연구개발 기능을 지방에서 보유한 유일한 산업이 항공우주 분야”라며 “항공 80%, 우주 50% 연구개발이 사천과 진주 등을 중심으로 경남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는 산업 모델을 찾는다면 그것은 항공우주산업”이라며 “지방이 항공우주산업을 성공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비결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지원하는 '역사적 도전'을 멈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토론에서는 항공우주산업이 서부경남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위한 여러 핵심 과제들이 잇따라 제시됐다. 특히 우주항공청 설립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서부경남에서 항공우주산업이 성장해 자리 잡기 위한 방안도 다각도에서 나왔다.
김진근 경남연구원 미래전략본부장은 “지역 항공부품 중소기업들의 발전을 위해 자금, 연구개발, 설비, 근로자 복지 등 많은 분야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민간협회가 주도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물량확보를 위한 국제공동개발(RSP)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주항공청 조기 설치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국제 항공기공동개발을 위한 전략 수립과 지역 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은 자생력 갖춘 건전한 중소기업 등을 육성하면 항공우주 분야가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주력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우주산업 주도 방식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사업부문장은 “국내 우주산업이 시급히 정부 중심에서 산업체 주도로 전환해 기업에서 우주개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부문을 총괄하는 전담 조직이 없다 보니, 사업 착수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범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될 수 있는 우주항공청이 조속히 설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수급과 관련해서는 "젊은 인력의 지역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각종 여건들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남도는 항공우주산업 발전 정책과 준비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조여문 경남도 항공우주산업과장은 “경남도는 ‘우주항공청 사천 설치 실무 TF’를 지난 5월 구성하고 8월에는 전담 조직인 항공우주산업과를 서부청사에 신설했다”면서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거단지와 상업 공간이 포함된 행정복합타운 조성 청사진과 정주 여건 개선방안을 사천시와 함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조 과장은 “기계, 조선 등 전통적인 제조업을 미래 산업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항공우주, 방산, 원전을 경남의 새로운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우주항공청 설립과 우주산업클러스터 지정 등 항공우주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