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자가 해외에 투자한 자산(대외금융자산)이 2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글로벌 주가 하락,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절하로 자산 가치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대외금융자산은 증권투자(-352억 달러)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406억 달러 감소한 2조829억 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658억 달러)를 기록한 2분기에 비해 낙폭은 줄었다.
다우존스, 나스닥 등 해외 주요 증시 하락, 강달러 현상 외 준비자산이 215억 달러 감소한 것도 대외금융자산 액수를 끌어내렸다. 준비자산은 외환보유액 총액을 계산한 것이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로 시장에 달러를 푸는 데다,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줄어드는 추세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뜻하는 대외금융부채는 같은 기간 826억 달러 감소한 1조2,969억 달러였다. 대외금융부채도 국내 주가 하락 및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 등 비거래요인에 의해 증권투자(-856억 달러)를 중심으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감소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분기 대비 419억 달러 증가한 7,86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유복근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외국인이 우리 시장에서 원화로 증권을 사지만 통계는 달러화로 잡기 때문에, 대외금융부채가 환율 변동 영향을 더 받으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요인만 보면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 모두 증가했다.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외채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인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전분기 대비 0.9%포인트 줄어든 41%였다. 준비자산(전분기 대비 -4.9%)보다 단기외채(-7%·-129억 달러)가 더 빠르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단기외채는 2011년 3분기(-158억 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는데, 역대 네 번째 감소폭이다.
유 팀장은 "그만큼 대외건전성이 지난 분기에 비해 개선됐고, 전반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외채가 줄어든 이유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의 단기 차입금이 감소한 것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했다. 외채 건전성 지표인 대외채무 중 단기외채 비중도 2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한 26.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