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정보 담긴 성착취물 유포 40대 남성 검거...피해자만 90여명

입력
2022.11.22 18:40
텔레그램·다크웹 등의 성착취물 편집 
신상정보 때문에 피해자들 추가 피해
16일 미국서 자진귀국하다 체포 후 구속

피해자 신상정보까지 성착취물을 유포한 한국계 외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미성년자를 포함해 피해자만 9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40대 한국계 외국인 A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초부터 최근까지 90여 명의 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 등을 합성하거나 재편집한 뒤, 해외 불법 사이트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텔레그램이나 다크웹에서 공유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불법촬영물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A씨는 영상물에 피해자의 이름이나 직업 등 개인정보까지 함께 올렸다. A씨는 자신이 보유한 영상 편집 기술을 범행에 이용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불법 촬영과 유포 피해에 이어 신상 정보 노출로 협박 피해까지 겪었다. 실제 한 20대 남성은 A씨가 유포한 영상에서 신상이 공개된 피해자에게 접근해 협박을 하다 지난 6월 구속됐다.

경찰은 인터폴에 국제공조를 요청해 미국에 있던 A씨 인적사항을 확보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국내에 입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검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해외 불법 사이트 이용자 사이에서 영상물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악명이 높았다"며 "그가 범행에 이용한 전자기기 등을 압수해 피해영상물의 추가 유포를 방지하는 등 피해자 보호 노력도 병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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