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 유치, 내년에도 어렵다

입력
2022.11.22 15:51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가 내년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이 올해 이어 내년에도 투자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2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공동 조사해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평가해 부정적으로 봤다. 이번 조사는 스타트업 창업자 200명, 대기업 직원 250명, 스타트업 직원 250명, 취업준비생 200명을 대상으로 했다.

부정적 평가 이유는 투자업체들의 투자와 지원이 미온적(57.1%)이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자의 82%가 올해 스타트업 투자가 지난해보다 위축됐다고 답했다. 그 바람에 창업자의 절반은 올해 투자 유치 계획을 앞당기거나 미루는 등 투자 계획에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는 스타트업 투자에 쓰이는 모태펀드 예산을 줄이는 등 정부의 역할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들은 정부 역할에 대해 62.1점으로 평가해 지난해(69%)보다 낮게 평가했다.

투자 한파는 결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사업 축소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창업자 가운데 52%가 비용 절감에 나섰으며 생존을 위해 투자 및 사업계획을 조정하고 매출 다각화 전략 등을 준비하고 있다.

얼어붙은 투자 환경은 내년에도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창업자의 40.5%는 내년 투자 환경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37%는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투자 활성화(35.5%)가 시급하다고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 재직자의 58%는 창업을 고려했다고 응답해 지난해 50.8%보다 증가했다. 대기업 응답자 중에도 올해 스타트업 창업을 고려한 사람이 54%로, 지난해 41%보다 크게 늘었다. 취업 준비생들 역시 절반이 넘는 51%가 올해 스타트업 창업을 계획했다.

이처럼 스타트업 창업에 긍정적인 이유는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주는 긍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차여경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매니저는 "어려운 투자 환경에도 불구하고 규모 있게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주는 긍정적 이미지가 창업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토스'로 유명한 비바리퍼블리카,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등을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꼽았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응답자들은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 일과 휴식의 균형(워라밸), 유연하고 빠른 의사결정 때문에 만족스럽다(49.2%)고 평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세계적 경제위기와 투자 혹한기를 체감하는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핵심 사업 위주로 계획을 손보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