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가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원작을 국내 시청자들 입맛에 맞게 적절하게 각색한 것이 인기의 비결이다. 또한 매니저의 고충이 아닌 연예계 전반적인 이야기, 연예인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최근 연예계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겁게 달군 드라마가 있다. 바로 tvN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가 그 주인공이다. 작품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과 일하는 프로 매니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프랑스 동명의 시리즈를 원작으로 했지만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다루기 때문에 적지 않은 각색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를 연출한 백승룡 감독은 앞서 'SNL 코리아'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통해 자신만의 유머 코드를 선보인 바 있다. 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극 내내 웃을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해 원작보다 조금 더 진입장벽이 낮은 코미디 장르를 완성했다.
작품은 단순히 매니저의 업무를 조명하는 것 이상의 소재를 다룬다.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과는 다른 지점이다. '전지적 참견시점'에는 없는 매니저들의 애환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전지적 참견시점'에서 주로 볼 수 있는 것은 매니저들이 연예인들의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이들을 케어하는 외부 활동이다. 반면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는 배우에게 말실수를 하는 막내 매니저부터 연예인의 캐스팅을 위해 늦은 시간 제작사 대표와 밀회를 갖는 이사까지 비밀스러운 면면이 담긴다.
특히 배우들이 대중에게 쉬이 꺼내놓지 않는 그들만의 비밀 같은 속내도 들을 수 있다. 극중 조여정이 나이가 많아 캐스팅이 엎어지는 과정부터 수현이 육아로 인해 복귀를 쉽사리 하지 못하는 고충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들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전파를 탔다. 또 라이벌 구도에 있는 배우를 견제하고 질투하는 진선규 이희준 등 스타들의 지극히 사적인 감정들이 에피소드를 채웠는데 마치 시트콤 같은 장르적 재미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처럼 '진짜' 같은 이야기의 비결은 제작진과 배우 간 진솔한 대화다. 그간 김수미 서효림 진선규 이희준 박호산 오나라 수현 조여정 영탁 등 색채 가득한 배우들이 리얼리티를 가득 살렸다. 진선규는 본지와의 인터뷰 도중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를 언급하면서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아주 오랫동안 하며 특별출연 캐릭터를 구상했다. 특별출연이었지만 아주 행복했다. 감독, 작가님과 인터뷰를 많이 했다. 원작과 나이 차이만 살짝 다르게 한 후 제 이야기를 입혔다. 나의 이야기를 하니까 그 모든 연기가 빗발치게 재밌었다. 그래서 저도 너무 행복했다. 그때 모든 이야기와 연기를 표현할 수 있어서 묘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완성된 스타들의 맞춤형 이야기가 작품의 강점이 된 것이다. 고증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은 시청자들의 호평으로 보답받았다. 매니저의 고충을 미화나 애달픔으로 일반화하기보단 웃음으로 녹여내면서 원작과 다른 장르를 구축, 대중을 몰입하게 만들었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다음 에피소드가 기다려지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