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스테핑 중단에...여 "MBC 난동 탓" 야 "불편한 질문 피하려"

입력
2022.11.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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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천공이 중단 배경" 대통령실 "네거티브" 설전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전격 중단 결정에 여야는 21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도어스테핑에서 보인 MBC 기자의 '태도'를 주로 문제 삼으며 대통령실 조처를 엄호했고, 야당은 윤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언론관에서 원인을 찾았다.


국민의힘 "MBC 기자가 난동 부린 탓"

국민의힘은 이날 '난동질' '배설장' '훌리건' 등 원색적 표현을 써 가며 MBC 해당 기자에게 화력을 집중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MBC는 도어스테핑을 저잣거리 품평회로 전락시켜 버렸다. 소통의 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며 "정부와 국민을 잇는 소통 창구가 돼야 할 언론이, 도리어 소통을 단절시키는 모순적인 결과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에 나와 "백악관에선 대통령이 기자를 지명하는 식으로 한다. 지명도 안 했는데 소리 지르면서 떠들어대면서 하는 것은 난동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김행 비대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기자가) 대통령 등 뒤에 소리를 지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대통령실의 풍경"이라고 말했다.


당권 주자들도 가세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어스테핑이) 일부 함량 미달 언론의 악의적인 난동질로 중단됐다. 부득이한 조치"라며 "대통령과의 소통창구를 배설장처럼 혼탁하게 해 놓고 사과도, 문책도, 재발 방지 약속도 하지 않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라고 적었다. 권성동 의원은 "MBC 기자는 슬리퍼를 신고 '군사정권'을 외치면서 훌리건을 방불케 하는 난동을 부렸다. 모든 책임은 MBC에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도어스테핑 중단을 "참 잘한 결정"이라고 옹호하면서도 "대통령의 국정능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파이널 디시즌(최종 결정)을 하는 대통령이 매일같이 결론을 미리 발표하는 건 적절치 못했다"며 온도 차를 드러냈다. 도어스테핑 자체가 불안 요소였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비주류 유승민 전 의원은 "국민과 소통이 사라질까 봐 우려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주당 "불편한 질문 하지 말라는 것", 정의당 "尹 어린아이처럼 토라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도어스테핑 중단이 권위적인 발상이고 감정적 대응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열린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 긴급 간담회에서 "도어스테핑 중단은 앞으로 불편한 질문은 하지 말라는, 모든 언론사를 향한 직접적 선언”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은 언론과의 사이에 가벽을 세우니 대한민국 정치에 큰 절벽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MBC 기자 태도 논란과 관련해 "궁색하게도 MBC 기자가 슬리퍼를 신었다는, 본질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윤 대통령의 '기차 안 구둣발'부터 먼저 성찰하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이 안 그래도 도어스테핑을 부담스러워하던 차에 명분을 찾은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주민 의원은 “언론 앞에 서기만 하면 실수가 나오는 윤 대통령을 보며 대통령실은 이미 그만둘 사유를 열심히 찾고 있었을 것”이라며 “대통령보다는 언론을 막는 게 더 쉬웠던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부정 평가를 내렸다. 김희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마디로 대통령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토라져서 땡깡 피우고, 대통령실은 그런 대통령의 심기경호를 위해 언론에 불경죄를 묻는 꼴”이라고 날을 세웠다.



장경태 "천공이 중단 지시", 대통령실 "저급한 네거티브"

한편 도어스테핑 중단을 '주술 논란'과 연관 짓는 주장이 나와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MBC 스트레이트에 천공스승이 도어스테핑 하면 안 된다는 방송이 방영되자, 가림막 설치에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갈수록 가관"이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내고 "저급한 네거티브 발언"이라며 “(천공의) 지난 6월 23일 유튜브 방송을 보고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성택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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