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바이든 선글라스' 쓰고 현장 점검... "방산 수출로 우방과 연대"

입력
2022.11.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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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 방산 수출 계획 마련 지시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방위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이자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중추"라면서 범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세 차례 순방 등 외교 무대에서 방산 세일즈 외교로 거둔 성과를 확장시키기 위해서다.

첫 방산수출전략회의 주재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항공기 조립공장에서 방산수출전략회의를 처음 주재하면서 "정부는 방위산업이 국가안보에 기여하고 국가의 선도산업으로 커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방산 수출이 원전과 건설 등 다른 분야의 산업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범정부 방산 수출지원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먼저 "우리 방위산업이 온 길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여정"이라며 "우리 손으로 만든 무기 하나 없던 우리가 지금은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고 최첨단 전투기를 개발하는 방산 강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달성한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 성과를 평가하면서 "방산 수출은 우리 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에 기여하고 우방국들의 연대를 한층 강화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나 방산 세일즈 외교를 한 이후 한국 기업이 폴란드에서 K2 전차, 장갑차 등 10조 원 이상의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방위산업에 대한 '맞춤형 수출 지원사업' 강화도 약속했다. 수출형 무기 체계의 부품 개발과 성능 개량을 지원하고 부품 국산화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방산만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이 중요한 분야는 없고, 중소기업들이 건실하게 성장해야 우리 국방도 튼튼해진다"며 "정부도 부품 국산화를 위한 투자와 금융 지원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또 "일부에서는 방산 수출로 인한 우리 군의 전력 공백을 운운하며 정치적 공세를 가하기도 하지만, 철저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 방산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흘째 "수출 지원 중요" 메시지

윤 대통령은 최근 "우리의 살길은 수출"(22일 국무회의), "수출이 곧 국민 일자리 원천"(23일 1차 수출전략회의) 등을 거론하며 범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 필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전 부처가 수출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수출 관련 현장 행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방산 수출'을 테마로 국내 대표적 방산업체 중 한 곳인 KAI에서 회의를 열고 업계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회의에 앞서 20분가량 KAI가 제작한 민간 소형 항공기인 KC-100(나라온), 경공격기 FA-50, 한국형 기동헬기(KUH), 초음속전투기 KF-21 등을 둘러봤다. 또 윤 대통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을 방문해 자주포, 장갑차, 대공무기, 무인차량 등 각종 무기체계의 개발 계획도 현장에서 점검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조종사용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학 시절부터 조종사용 선글라스를 즐겨 썼는데, 윤 대통령에게 선물하기 위해 미국의 제조회사 랜돌프에 주문해 특별 제작했다고 한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