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 이재명과 손절하라"... 정진상 구속 계기로 野 갈라치기

입력
2022.11.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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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스톡홀름 증후군 벗어나야"
'尹 퇴진집회'에 野 의원 7명 참여
김기현 "인간실격 7인, 배지 떼길"
대통령실 "헌정질서 흔들기 부적절"

국민의힘이 20일 더불어민주당에 이재명 대표를 손절할 것을 촉구했다. 전날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구속으로 인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민주당의 분열을 노린 것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는 정진상의 구속에 대해 '검찰의 조작'이라고 둘러댔다. 이 대표의 황당한 억지 주장, 민주당의 조작 음모 선동이 넘어서는 안 될 '레드 라인'을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지금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방탄'만을 위한 사당이 될 것인지, 국민을 위한 정책과 목소리를 낼 공당이 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끝까지 이 대표 방탄만을 고집한다면 민주당 의원들은 '개딸'과 다를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이 대표가 발의한 '2호 법안(불법사채무효법)'에 제동을 걸었고, 이 대표가 주장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한 개인 의원의 사과, 정 실장을 엄호하는 당 공식 논평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점에 주목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을 인질 삼아 사지를 탈출하려는 이재명을 구하겠다는 '스톡홀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을 기점으로 민주당 내 기류가 급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의 수사 양상을 보면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국회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면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적잖게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한 야당 의원들을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전날 집회에 김용민, 안민석 의원 등 민주당 강성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 6명과 민주당 출신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참여한 것을 두고 "대선 불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 방탄을 위해 국가적 참사마저도 정치적 악용을 서슴지 않는 야당 의원 7명이야말로 '이태원 참사 7적'이라고 직격했다. 김기현 의원도 "'인간실격' 7인의 국회의원 배지부터 떼길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집회의 자유는 보장받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헌정질서를 흔드는 그런 주장은 누구에게도 도움되지 않는다"라며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헌정 질서를 흔드는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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