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이 육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이지스 어쇼어’를 대체하기 위해 건조할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신 이지스함) 2척을 당초 계획보다 작게 만드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지지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지나치게 커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당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아키타·야마구치현에 이지스 어쇼어를 배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지 반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2020년 6월 이 계획을 중단했다.
이후 방위성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신 이지스함 2척을 건조하기로 했다. 지난 8월 말 제출한 2023년도 예산 요구서엔 2024년부터 건조를 시작해 각각 2027년도, 2028년도 말에 취역시킨다는 계획을 담았다. 신 이지스함엔 육상 이지스에 사용할 예정이던 미 록히드마틴의 대형 레이더 SPY7과 함께 정부가 보유를 검토 중인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용으로 사용할 장사정 미사일도 탑재한다. 민간업체는 도입 비용이 1척당 2,400억~2,5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전장(전체 길이) 210m, 폭 40m, 기준 배수량 약 2만 톤에 달하는 전함 크기가 문제가 됐다. 이 크기는 전장 240m, 폭 38m, 기준 배수량 1만9,500톤인 해상자위대 최대 호위함 이즈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 해군에서 최대급인 줌월트급 미사일 구축함의 배수량도 1만5,000톤급인 것을 고려하면 신 이지스함 크기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상자위대 내에선 ‘레이와(令和·일본의 현재 연호)판 전함 야마토’라는 야유마저 나올 정도였다. 전함 야마토는 1941년 건조를 시작한 초대형 전함으로 기준 배수량이 무려 6만5,000톤에 달했다. 그러나 정작 취역한 후에는 이렇다 할 전과도 올리지 못하고 1945년 4월 7일 미군에 의해 격침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방위성은 새 이지스함을 대형으로 계획한 이유와 관련해 파도에 의한 흔들림을 줄이고 미사일 요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항행 속도가 느려져 적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지지통신은 방위성 간부가 “가로 폭을 좁히는 등 소형화하면 속도가 올라가 기동성이 높아진다”며 계획을 재검토하는 목적을 설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