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가뭄' 구강건조증, 하루 6컵 물 마셔 예방을

입력
2022.11.19 12:22

어른의 하루 침 분비량은 1~1.5L이다. 이보다 적게 분비되면 입안이 마른다고 느끼게 된다. 침은 음식을 부드럽게 해 소화를 돕고 치아 표면에 남아 있는 음식 찌꺼기를 씻어내고, 산소를 공급해 주는 역할도 한다. 또한 구강 내 혐기성 박테리아의 과도한 증식을 막아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침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입 안이 너무 건조해지면 발음이 어눌해지고 씹는 동작도 어려워지고 미각도 잃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구강 내 점막에 상처가 나기 쉬워 감염과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요즘 같은 건조한 겨울철에는 침이 자주 마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한 65세 이상에게서 30% 정도가 구강건조증에 시달릴 정도로 흔한 증상이기도 하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구강건조증은 또한 셰그렌증후군, 만성 구내염, 당뇨병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침 분비가 분당 0.1mL 이하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증상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변형권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침샘 분비 기능에 문제가 없지만 환자가 구강 건조를 느끼기도 한다”며 “이럴 때에는 임상적으로 구강건조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구강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음식물 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 무카페인ㆍ무가당 음료를 주로 마시도록 습관을 바꾸고 적절한 영양 섭취로 호르몬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음식은 되도록 너무 맵거나 짠 음식은 피한다. 신 음식을 자주 먹고, 침샘이 분포한 턱밑이나 귀밑을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또한 하루 6번(식후 3회, 공복 시 3회) 한 컵의 물을 입안 전체를 적시듯이 천천히 마시는 습관과 무가당 자일리톨 껌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구강 건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과 커피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도와 체내 수분을 배출하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뇨제ㆍ항우울제ㆍ항히스타민제 등은 구강건조증 발생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하지 않다면 삼가는 게 좋다.

김영수 고려대 구로병원 치과 교수는 “구강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소량의 물을 자주 마셔야 하며 실내 습도를 조절해 입안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또한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구취 제거, 구강 내 살균 등을 위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과다 사용하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변형권 교수는 “구강청결제가 살균 작용에 도움을 주지만 알코올 성분으로 인해 입속 건조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이것만 자주 사용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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