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ICBM 도발... 한미일 공조에 긴장 수위 높이나

입력
2022.11.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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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8일 오전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쐈다.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에 이어 이틀 연속, ICBM으로는 이달 3일 이후 보름 만의 미사일 도발로, 다탄두 탑재형 최신 ICBM 기종 '화성-17형'을 재발사한 걸로 추정된다.

한일 군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최고 고도 6,000㎞로 1,000㎞를 날아 홋카이도 서쪽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졌고, 고각이 아닌 정상 궤도였다면 1만5,000㎞를 비행해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단 분리 후 정상 비행에 실패한 보름 전과 달리 이번 발사는 성공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이라면 북한 핵위협 수준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이번 도발은 한국, 미국, 일본을 동시에 위협해 대북 삼각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미일 정부는 즉각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는 한편, 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태국 방콕에서 캐나다·호주·뉴질랜드 총리까지 참석한 6개국 대책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해 확장억제 강화안 이행과 강력한 대북 제재 추진을 지시했다.

북한은 17일 최선희 외무상의 한미일 비난 담화를 신호탄으로 연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3국 정상이 13일 캄보디아 회담에서 북핵 억제 강화, 북한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등이 포함된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14일)·한중(15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달라는 요구를 받고도 확답하지 않은 일은 북한의 자신감을 키운 걸로 보인다. 핵실험 직전 ICBM을 발사하는 북한의 도발 패턴에 비춰보면 7차 핵실험 임박 징후다.

정부는 미일 및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공조해 위기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중국을 상대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더불어 북한의 신흥 자금 확보 경로로 지목된 암호화폐 해킹을 막는 등 실효성 있는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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